오래된 시간/숨결 - 가구

[고가구] 강원도 뒤주<판매되었습니다>

다연바람숲 2015. 9. 10. 18:08

 

 

 

 

 

 

 

 

 

 

 

 

 

 

 

넓은 지름 70  높이 110

 

뚜껑이 되는 천판은 소나무,

나무의 둥치를 통째로 파내서 만든 몸통은 피나무로 만들어진 뒤주여요.

 

나무를 잘라 그 속을 파내고 바닥과 뚜껑을 대어 완성하는 이런 형식의 뒤주는 주로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항아리를 대신하여 김치독으로 쓰거나 곡식을 담아두는 뒤주로 사용했다고 해요. 

 

이 뒤주의 경우 내부 상태가 하얗고 마른 상태로 보아 김치독이 아닌 뒤주로 사용된 것으로 보여요.

 

이런 뒤주가 사용된 것이 일제 강점기 이전이라는 통계로 미루어 생각하면 대략 이 뒤주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을거여요.

 

천판의 경첩은 본래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단 것으로 보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분들의 손길을 거쳐왔는지 손질과 보존이 완벽하고 깔끔한 뒤주여요. 

 

조금 높다싶은 크기는 지름의 폭이 좁아 보완이 되는 편이고,

실질적으로 곡식을 담아두는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이 높이와 크기가 부담없이 공간과 눈높이에 맞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이 없이 뽀얀한 상태를 보아 피나무로 몸통을 규정은 했지만 제가 달리 보았을 수도 있어요.

만약 제가 잘못 보았다면 다연 고수님들의 이견과 조언도 부탁드려요.

 

이전에 다연을 떠나간 강원도 뒤주가 투박하고 거친 느낌의 사내같았다면

이 강원도 뒤주는 섬세하고 여리고 고운 자태의 여인네 같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거여요.

 

살짝 삐딱하니 소탈한 모습이며, 툭툭 자귀가 깊이 들어 무늬가 된 외양이며,

길이 들고 들어 세월빛에, 그 세월 뭉뚱그려  결을 빛내고 매끄럽게 다듬은 솜씨며,

보시기에도 어여쁘다 눈길 가는, 일반적인 뒤주와는 차별되는 독특한 강원도 뒤주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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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뒤주는 다연의 고객님이 소장하고 계시는 것으로 사정상 판매를 의뢰해오신 거여요.

첫사랑처럼 첫눈에 반해서 소장하셨는데. . . 고가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모두 같은 경험이 있으실거여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족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마음 아프게 공간을 비워야할 때가 있다는 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