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입니까?

 

우리에겐 톰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작가로 잘 알려진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의 결혼에 얽힌 이야기가 있어요.

 

마크 트웨인은 서른 두 살 때 유럽을 여행하던 중 관광유람선에서 찰스 랭던이라는 청년을 만나게 됩니다. 심심하던 차에 친구가 생기자 그는 찰스와 자주 어울렸는데, 어느 날 찰스의 선실 방에 들렀다가 우연히 그의 누이동생인 올리비아의 사진을 보게되지요. 그 순간 사진속의 올리비아에게 흠뻑 반한 그는 반드시 그녀와 결혼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을 합니다.

 

그 후 올리비아를 향한 그의 구애가 시작 됩니다. 158통의 편지를 보내 구애를 하고 찰스의 초대를 받아 찾아간 그녀의 집에서 벼르고 벼른 청혼을하지만 아는 오빠로 지내자는 그녀의 냉담한 대답만을 듣게 됩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마크 트웨인이 아니었던거지요.

청혼을 거절당하고 그녀의 집을 나서는 길에 마크 트웨인은 마부와 짜고 거칠게 달리는 마차에서 굴러 떨어져 치료를 위해 올리비아의 집에 2주간을 머물게 됩니다.

 

항간엔 우스개 소리로 그렇게 마크 트웨인이 올리비아의 집에 머물면서 정원의 나무에 도끼를 찍으며 벼른 말이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가 없다 라는 말이라고 하는데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마크 트웨인의 집념을 잘 설명해주는 일화가 되겠지요?

 

자신의 집을 다녀가던 손님이 집앞에서 마차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했으니 올리비아의 집에서는 손님을 지극히 간병하였겠지요. 올리비아가 마크 트웨인을 간병하러 올 때마다 그는 매일 하루에 한가지씩 공약을 내세우며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고 합니다. 가령 평소의 거친 말투를 고치겠다거나, 한 달에 300개비 피우는 담배를 30개비로 줄이겠다 등등.. 여러가지 공약까지 내세워 청혼을 했지만 결국 17번째의 청혼마저도 거절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또 거기서 물러설 마크 트웨인이 아니었지요.

그녀를 더이상 설득할 수 없었던 그는 마지막으로 올리비아의 아버지에게 결혼을 도와주십사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그 때 올리비아의 아버지가 마크 트웨인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가족과 친지 친구를 제외한 마크 트웨인의 지인 18명의 명단을 달라는 것이었지요.

 

한때 광부로 일을 했던 마크 트웨인은 그리 친하지는 않지만 알고 지내던 광부 18명의 이름을 전하게 됩니다.

 

올리비아의 아버지는 광부 18명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마크 트웨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답장을 받게 됩니다. 그 답장을 받아본 후에 아버지는 딸 올리비아와 마크 트웨인의 결혼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그 답장 속에 마크 트웨인의 지인들은 어떤 답을 했을까요.

가족 친지 친구도 아닌 그의 지인들은 그를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했을까요

 

아마도 그의 장인이 될 올리비아의 아버지가 그를 사윗감으로 받아들이기에 흡족한 답들이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 일화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 제게 가족 친지 친구말고 아는 사람 18명의 이름을 달라할 때, 주저없이 적어줄 지인들이 나는 얼마나 있는가

 

내가 적은 이름들의 사람들이 누군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을 때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말을 해줄 것인가

 

그것이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해 줄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묻습니다.

당신을 제 지인의 명단에 올려도 되겠습니까?

누군가 당신의 지인을 물을 때 그 속에 내 이름도 있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