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독서 - 빌리는 말

불륜 / 파울로 코엘료

다연바람숲 2014. 10. 19. 15:27

 

 

"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로 알 수가 없으니까요."

 

어떤 나이가 지나면 우리는 자신감과 확신의 가면을 쓴다. 이윽고 그 가면은 우리 얼굴에 달라붙어 떼어낼 수 없게 된다.

 

인생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 나를 선택한다. 인생이 왜 내게 기쁨과 슬픔을 안기는지 물어봐야 아무 소용 없다.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기쁨과 슬픔으로 무엇을 할지는 결정할 수 있다.

 

응답 없는 사랑을 위해 싸운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즐겁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오랜 세월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다 어느 순간, 모든 게 바뀌어도 아무것도 제어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더이상 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을 것이다. 이 도전이 내 구원이 될 것이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해준다고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시간이 관심을 쏟는 갓은 우리가 영원히 붙들고 의지하는 좋은 것들뿐인 것 같다. 시간은 우리에게 말한다. ' 속지 마. 이게 현실이야.'

 

". . . 우린 이미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더 낫게 만들어야 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착하거나 악하다고 , 공평하거나 불공평하다고 하는 생각들, 다 헛소리예요. 오늘 제네바는 구름으로 뒤덮여 있어요. 어쩌면 몇 달 동안 계속 이렇겠죠. 하지만 구름은 결국 걷힐 겁니다.그러니 계속 가요.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세요."

하지 말아야 할 짓을 막는 말은 한마디도 안 하나요?

" 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함으로써 스스로 깨닫게 될 거예요. 아까 말했듯이 기자님 영혼의 빛은 어둠보다 더 강해요. 그렇지만 깨닫기 위해서는 끝까지 가봐야 합니다."

 

" 꿈을 꾼다는 건 그리 단순한 게 아냐. 오히려 반대지.아주 위험할 수가 있거든. 꿈을 꾼다는 건 강력한 엔진을 가동하는 거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더는 외면할 수 없게 되지. 꿈을 꿀 때는 어떤 대가를 치를지도 선택해야 해."

 

"사랑을 하면 그 어떤 것도받아들여야 해. 사랑은 우리가 어릴 때 갖고 놀던 만화경 같은 거니까. 똑같은 건 없고 항상 변하지.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 행복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때문에 오히려 고통받게 되어버려. 최악은 뭔지 알아? 그 여자같은 사람들이야. 제 결혼생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항상 걱정하는 사람들. 난 그런건 관심없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게 증요한 건 그것뿐이야."

 

우리는 시간을 멈출 수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은 지혜와 경험이 아니다. 시간도 아니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은 오직 사랑이다. 하늘을 날고 있을 때 나는 삶에 대한, 우주에 대한 내 사랑이 그 무엇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마음껏 사랑하는 것은 마음껏 사는 것이다.

영원히 사랑하는 것은 영원히 사는 것이다. 영원한 삶은 사랑과 결합된다.

우리는 왜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가? 옆에 있는 사람과 하루를 더, 함께 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을 받아 마땅하고 우리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누군가와 계속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그것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삶은 우리에게 수없이 많은 배움의 기회를 베푼다. 모든 남자, 모든 여자가 날마다 사랑에 자신을 내맡길 좋은 기회를 만난다. 인생은 긴 휴가가 아니라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방법이다.

 

파울로 코엘료 < 불륜 > 중에서

 

#

 

도덕적인 불륜은 없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는 불륜은 없다.

 

이미 경험한 사람은 침묵해야하고

지금 진행중인 사람은 결정을 해야하고

아직 시작하지않은 사람은 꿈꾸기를 멈춰야한다.

 

역시 파울로 코엘료이다.

불륜이라는 다소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했음에도 그의 도덕적 철학과 메시지를 확실히 담아놓았다.

소설이라는 쟝르를 빌어 사랑과 삶에 대하여, 또 인간이 사는 이유로서의 사랑을 이해하고 읽기 쉽게 펼쳐놓았다.

 

나이 서른 하나, 성공한 남편과 아이 둘, 부유한 가정의 아내이며 인정받는 유능한 신문기자. . .

이야기는 그녀, 린다가 어떤 작가를 인터뷰하면서 듣게된 말에서부터 시작한다.

 

"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로 알 수가 없으니까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열정적인 삶을 살고싶다는 작가의 말은 그녀의 지극히 일상적이고 변화없는 삶을 돌아보게하고 그녀는 모든 것이 변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과 또한 평생 모든 것이 지금과 똑같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불면과 우울, 감행하지 못한 모험에의 갈망, 무기력과 권태 속에서 변화를 찾던 그녀가, 유명정치인이 된 고교시절의 남자친구 야코프 쾨니히와의 인터뷰를 하게 되면서 그녀의 삶이 파격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남편을 사랑하지않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것에 대한 권태는 그녀 자신도 놀랄만큼 야코프에게 도발적으로 다가가게하고 그녀는 그녀의 사랑이 욕망인지 집착인지 자책하고 의문을 가지면서도 끝없이 불륜에 빠져든다.

 

글을 쓴 작가가 남자라는 사실이 놀라울만큼 끊임없는 기복과 변화를 감당하는 여자들의 심리가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불륜에서 연상되는 파격적인 장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 린다의 심리적 갈등과 묘사가 읽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빨려들 수 있게 인상적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물론 결말은 해피 엔드다.

 

오직 ' 진정한 사랑'만이 이 세상 어떤 종류의 사랑과도 겨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남편의 지극한 관심과 사랑으로 린다는 불온한 심연, 과도한 집착의 불륜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지나간 불륜은 그녀에게 다시 복습할 이유가 없는 삶의 단편이다. 그녀는 사랑은 끊임없이 배워가야할 삶의 덕목이며 그녀가 실수라고 인정하는 시간들은 삶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배움의 기회라고 받아들인다.

 

" 우리는 왜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가? 옆에 있는 사람과 하루를 더, 함께 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을 받아 마땅하고 우리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랑을 즐 수 있는 누군가와 계속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리적이지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비난받거나 지탄받거나 누군가의 고통과 불행을 담보로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우리의 사랑을 받아 마땅하고 우리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주었을 때 비로소 사랑이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 그것은 오직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