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독서 - 빌리는 말

나를 찾아줘 / 길리언 폴린

다연바람숲 2014. 10. 14. 11:36

 

 

#

 

실로 어메이징 스토리이다.

실로 어메이징 에이미이다.

아름다운 괴물- 여기서는 괴물이란 표현이 가장 적절한 -

어메이징 에이미를 세상 속으로 창조해낸 길리언 폴린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사랑은 중독이다.

그것이 위선이거나 집착이거나 위험한 게임일지라도

그 사람과, 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하여 당신이 기억과 현실과 의문을 감담하지 못할 때 중독은 당신을 점령한다.

당신이 사랑을 믿지못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는 동안에도 당신은 당신을 지배하는 사랑의 중독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사랑은 위험한 함정이다.

사랑은 위대한 거짓말이다.

 

#

 

' 쿨한 여자'. 남자들은 이것을 언제나 최고의 찬사처럼 말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녀는 쿨한 여자야. 쿨한 여자는 섹시하고, 똑똑하고, 재미있는 여자라는 뜻이다. (.......)

무엇보다도 쿨한 여자는 섹시해야 하니까. 섹시하고 이해심 많은 여자. 쿨한 여자는 절대 화를 내지 않는다. 화가 나도 사랑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남자가 뭐든 자기 멋대로 하게 내버려둔다. 마음대로 해. 날 무시해도 괜찮아. 나는 쿨한 여자니까.

남자들은 정말로 이런 여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짜면 그들은 속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수없이 많은 여자들이 기꺼이 그런 여자인 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

 

훨씬 더 한심한 건 '쿨한 여자들' 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말로 되고싶은 여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남자들이 바라는 여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 당신은 쿨한 여자가 아니라고? 그렇다고 당신의 남자가 쿨한 여자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된다.쿨한 여자에 대한 개념이 다른 남자들과 약간 다른 것일 수도 있으니까.

(.......)

 

겉으로 보기에 보기에 변종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장담컨대 당신의 남자는 쿨한 여자를 원한다. 쿨한 여자란 기본적으로 그가 좋아하는 온갖 좆같은 것들을 좋아하고, 결코 불평하는 법이 없는 여자다.

(.......)

만일 남자가 약속을 취소하거나 당신을 위한 일을 거절한다면 당신은 지는 거다. 당신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분명한 사실이다.물론 남자야 행복하겠지. 그는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쿨한 여자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런 말을 하는 건 자기가 제멋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그는 당신을 쿨한 여자라고 부르면서 당신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이것이 남자들이 하는 짓이다. 그들은 당신이 쿨한 여자인 것처럼 말하면서 당신이 그들의 요구에 굴복하도록 만든다. (......) 그러므로 그것은 끝나야 했다.

 

에이미 엘리엇 던 < 그 날 > 중에서

 

#

 

그렇게 그녀의 음모는 시작한다.

끝이면서 또 하나의 시작. . .

쿨한 여자의 존재에 대하여 부정하는 에이미, 사실 얼마간은 쿨한 여자로서의 행복을 누렸던 에이미. . .

그러나 그녀는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 . 그녀를 배반한 남편 닉에 대한 그녀의 응징이 시작된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 . .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그녀는 사라지고 그녀가 남긴 모든 정황들은 모두 남편 닉을 살인자로 지목하는데. . . .

 

#

 

씨발년, 씨발년,

하지만 내게는 애원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나의 암캐 같은 아내는 내가 등신처럼 돌아와달라고 애원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고 사라졌다. 지면이든 온라인이든 텔레비전이든, 모든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내가 나를 보기를 바라며 좋은 남편 행세를 하고, 그녀가 내게서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 뿐이었다. 항복이야. 완전히. 당신은 옳고 나는 틀렸어. 늘 그렇지. 집으로 돌아와( 이 좆같은 걸레). 돌아와. 내가 널 죽일 수 있도록.

 

닉 던 < 실종 14일째> 중에서

 

그가 연기했던 그 남자, 여자들은 그런 남자를 사랑한다. 나도 그런 남자를 사랑한다. 나는 내 남편이 그런 남자이기를 원한다. 내가 신청했던 것은 그런 남자다. 나는 그런 남자와 살 자격이 있다. 그러므로 닉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를 굴복시켜서 내가 결혼했던 그 남자로 만들 것이다. 그의 헛소리를 상대하는 건 진저리가 난다.

" 착하게 굴어" 내가 말한다.

(.......)

 

"당신은 남자야." 내가 말한다. "평범하고 게으르고 지루하고 비겁한데다 여자를 두려워하는 남자. 내가 없으면 당신은 계속 그렇게 살았겠지, 지겹도록 말이야.하지만 난 당신을 뭔가로 만들었어. 당신은 나와 함께 있을 때 이전에 한번도 되어본 적 없는 최고의 남자였어. 당신도 알거야. 당신이 살면서 스스로를 사랑했던 유일한 시기는, 당신이 내가 좋아할 것 같은 부류인 척했을 때였어. 내가 없으면?"

(.......)

" 당신은 정말 한심해.당신이 다시 보통 남자가 되는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당신은 착한 여자를 만난 후에도 계속 나를 생각할 거고, 지독한 불만을 느끼면서 그저 그런 아내와 변변찮은 어린애들과 지루하고 평범한 인생에 갇혀 살게 될거야. .당신은 나를 떠올리면서 아내를 보고 생각하겠지. '멍청한 년.' "

(......)

 

" 난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년이야. 닉."

" 난 당신을 남자로 만드는 년이야."

 

에이미 엘리엇 던 < 돌아온 날 밤> 중에서

 

 

그녀의 말이 옳았다. 남자로서 나는 그녀를 사랑했을 때 가장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증오했을 때의 내가 그다음으로 나은 사람이었다. 에이미를 만난지는 겨우 7년밖에 되지않았지만 나는 그녀가 없는 인생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나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가 입을 열기 전부터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에이미는 독이지만 나는 그녀가 아예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에이미가 사라져버리면 나는 무엇이 되겠는가? 내게는 더 이상 흥미로운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를 굴복시켜야 했다.

 

내가 최고의 내가 된 것이 에이미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로 , 나는 에이미 안에 광기가 꽃 피게 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세상에는 에이미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그녀에게 복종하면서, 그런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했을 수많은 남자들이 있다. 에이미로 하여금 완벽하고 강인하고 까다롭고 똑똑하고 독창적이고 매혹적이고 탐욕스럽고 과대망상증이 있는 본래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을,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진짜 남자들이,

아내를 극진히 위할 줄 아는 남자들.

아내를 미치지 않게 할 수 있는 남자들.

에이미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만났고, 나쁜 일들이 일어났다. 따라서 그녀를 멈추게 하는 것은 나의 책임이었다.

 

닉 던 < 돌아온 날 밤>

 

" 넌 그저 떠나지 않을 이유가 필요한 거야." 고가 속삭였다. " 너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좆같이 중독되었어... "

 

나는 아내와 같은 수준의 광기에 다다르고 있는 중이다.그녀가 나를 다시 바꾸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비겁한 소년이었고, 그다음에는 좋거나 나쁜 남자였다. 이제 나는 마침내 영웅이다. 나는 우리의 결혼이라는 끝나지 않는 전쟁 이야기 속에서 응원을 받아야 할 사람이다. 나는 그 이야기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젠장, 이제 나는 에이미가 없는 나의 이야기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녀는 나의 영원한 적대자다.

우리는 하나의 길고 무서운 클라이맥스다.

 

<페이지 637 마지막 부분>

 

#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서로가 원하는 모습이 되어 사랑을 시작했으나 서로가 원래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의 실망과 갈등이 빚어낸 소설. . . 이야기는 이중적 인간의 내면과 사랑이란 이름으로 인간이 얼마나 집요하고 사악할 수 있는지 한계를 파헤치고 시험하고 페미니즘에 열광하는 대중의 심리까지 교묘하게 끌어들여 움직이고 관전하며 전개된다.

 

" 착하게 굴어. 난 당신을 망가뜨릴 수 있어"

 

" 우린구역질나고 엿 같고 독기 서린 뫼비우스의 띠야"

" 우린 가장 더럽고 추악한 방식으로 서로를 완벽하게 해."

 

그럼에도 그것이 사랑일 수 있는지 아마 누군가는 묻고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사랑이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그것이 일반적인 방법이 아닐 뿐이다.

그를 굴복시키려는 여자가 있고, 그녀에게 굴복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남자가 있을 뿐이다.

그가 아니면 안되고 그녀가 아니면 안되는,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완벽함때문에 중독된 적과의 동침. ..

에이미는 영리하다. 에이미는 사악하다. 에이미는 소시오패스다.

어메이징 에이미는 어쩌면 여기서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