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올드-Vintage

촛불은 꽃.. 캔들에 촛불을 켜요.

다연바람숲 2014. 9. 29. 17:19

 

 

 

 

 

 

 

 

 

 

촛불 / 이문재

 

 

촛불은

자기 눈물의

자기 몸의 맨 위를 녹인 맑은 물의

한 가운데서 피어난다

 

촛불은 꽃이다

 

촛불의 심지는

언제나 자기의 맨 꼭대기다

초의 불꽃은 언제나

제 몸의 가장 높은 곳이다

그래서 흔들리는 것이다

 

촛불은 제 몸에 뿌리 내린 꽃이다

 

그리하여 촛불은 언제나 낮아진다

언제나 가장 높은 곳에서 태어나

가장 낮은 곳에서 제 몸과 함께 사라진다

 

사라질 때 촛불은

화악―마지막으로 불타오른다

다 살라버리는 것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

 

어둠을 밝히기에 촛불처럼 철학적인 빛도 없지요.

흔들리고 낮아지며 스스로를 불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

 

그 촛불을 받쳐주는 캔들들이 또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을 가졌어요.

 

촛불을 밝히거나 밝히지않거나 그 자체로도 또한 공간의 조형물이 되는 캔들... 모아놓고 보니 다연에도 제법 여러 종류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