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게가 아닌데 꽃을 팝니다.
팔자고 들여놓은 꽃이 아니어서 오히려 팔기를 주저하는 주인장을 졸라 고객님이 꽃을 사가십니다.
마냥 줄기를 뻗어가서 나뭇가지를 세워준 으아리는 제 머리 위에 있는 전등갓을 감으려던 참이었고, 변이된 무늬를 지닌 작은 종의 남천은 이미 그 잎을 꽃인듯 피워내는 중이었지요 .
봄날을 꽃 피고지고 그 잎과 줄기 늘고 살고...
물 주고 손길 주고 눈길 주고 함께 해온 시간이 또 정이어서
그 작은 것들이 자리했던 빈자리가 휑하니 크게 느껴집니다.
하물며 보자고 들여놓은 작은 것들의 빈자리도 그러한데 내 것이라고... 내게 어여쁜 것이라고... 오래 내 것일것처럼 알뜰살뜰 살피고 보고 또 보고 아끼던 물건들의 빈자리는 또 오래 마음에 빈자리의 여운을 남깁니다.
그러고보면...
아직 장삿군이 되기엔 먼 것이겠지요.
이것도 내것이라 안팔고 저것은 내가 아껴 안팔고 또 저것은 팔고나면 다시 못구한다 못팔고... 안팔고 못파는 물건 투성이의 샵이라니... 주인장의 욕심 얼마나 아이같은지 오랜 고객분들도 이젠 그러려니 웃는 것이지요.
오월의 하늘이 참 푸릅니다.
바람에 일렁이는 초록의 나뭇잎들을 비껴가는 오월의 햇살이 눈부십니다.
오랜만에 다연이 안부를 전합니다.
모두 안녕하신가요?
저도 잘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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