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을 읽었더랬지요.
누군가에게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더랬지요.
늘 가보고싶은 곳의 첫번째로 꼽는 곳이었지만 언제 가볼 수 있을지는 그저 먼, 막연한 기대 속의 부석사였지요.
이정표에서 부석사라는 세글자를 발견하는 순간부터 가슴이 설렜지요. 그곳에 누군가 있어 나를 기다려주고 있는 것도 아닌데 조금씩 조금씩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뛰었지요.
내가 왔다 부석사여
내가 왔다 선묘낭자여
부석사를 향해 오르는 500m의 거리도 꿈결 같았지요.
죽변해변에서 느끼던 봄날의 바람이 벌써 먼 날인듯,
산사를 향해 오르는 길목의 바람은 차갑고 매서웠지요.
그래도 여기 산기슭에도 잠시 봄볕이 들었을까요. 금방이라도 연두빛 잎을 틔울 것 같은 나뭇가지들이 길목의 허공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저 돌계단들을 밟아 오르면 그 그리웁던 부석사를 만나는 것이겠지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도 만나게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