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간 날이 하필 가장 무더운 날이었어요.
우리 앞에 입장하신 단체손님들이 비치중인 양산을 모두 대여해 가셔서 선그라스와 두 손이 유일한 햇빛가리개였어요.
작열하는 태양 아래의 산책이었지만 초록빛 짙은 정원의 산책이어서 그래도 견딜만 했어요.
가끔은 갈래길에서 고민도 하고
가고싶지만 뜨거운 태양 아래 무리다싶은 곳은 다음을 기약하기도 하고
길이 끝나는 막다른 길목까지 들어갔다 돌아나오기도 하고
어느 순간은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그래도 마냥 아이처럼 즐거웠어요.
열 마디 설명보다 그저 바라보는 것이 아름다운 풍경과
"이러다 우리 나가는 길 잃어버리는 거 아닐까?"
겁많은 엄마곰이 말하면
"걱정마 엄마. 내가 있잖아 나만 믿어"
라고 말하는 아기곰과 함께여서 더 즐겁고 아름다웠던 여름날의 스케치를
그 날의 호젓함과 상큼한 바람내음까지 함께 담아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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