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비조차 마음 부러운 날

다연바람숲 2011. 6. 23. 13:52

 

장 마 / 안상학

세상 살기 힘든 날
비조차 사람 마음 긁는 날
강가에 나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 보면
저렇게 살아 갈 수 없을까
저렇게 살다 갈 수 없을까
이 땅에 젖어들지 않고
젖어들어 음습한 삶내에 찌들지 않고
흔적도 없이 강물에 젖어
흘러 가버렸으면 좋지 않을까
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처럼
이 땅에 한 번 스미지도
뿌리 내리지도 않고
무심히 강물과 몸 섞으며 
그저 흘러흘러 갔으면 좋지 않을까 
비조차 마음 부러운 날
세상 살기 참 힘들다 생각한 날 
강가에 나가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