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 박철
사랑은 큰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은 작은 일입니다
7월의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바람을 불어 주는 일
자동차 클랙슨 소리에 잠을 깬 이에게
맑은 물 한 잔 건네는 일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손등을 한 번 만져 보는 일
여름이 되어도 우리는
지난 봄, 여름, 가을, 겨울
작은 일에 가슴 조여 기뻐했듯이
작은 사랑을 나눕니다
큰사랑은 모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이라는
지구에서 큰 사랑은
필요치 않습니다
해 지는 저녁 들판을 걸으며
어깨에 어깨를 걸어보면
그게 저 바다에 흘러 넘치는
수평선이 됩니다
7월의 이 여름날
우리들의 사랑은
그렇게 작고, 끝없는
잊혀지지 않는 힘입니다
'오래된 시간 > 끌림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날의 국지성 호우처럼 그것은 예고도 없이 내리거나 (0) | 2011.07.14 |
---|---|
빗물을 받아 새 식구를 들였어요. (0) | 2011.07.13 |
밤, 커피가 있는 풍경 (0) | 2011.07.01 |
비조차 마음 부러운 날 (0) | 2011.06.23 |
창밖에는 비 가고요 6월 오고요 (0) | 2011.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