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놋대야,놋요강,타구

다연바람숲 2011. 5. 26. 19:56

 

 

 

놋대야,놋요강... 생각해보면 아주아주 오래된 날들의 물건이 아닌데

이젠 화장실의 세면대며 변기에 익숙해져서 기억조차 가뭇한 옛물건이 되어버렸어요.

놋대야에서 스텐대야로 놋요강에서 사기요강으로 그들도 나름대로 변화의 시대를 거쳐왔는데

언젠가는 다음 세대들에게 이 물건들의 용도를 하나하나 설명해줘야할 때가 오겠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참 민망하다 하겠지요. 요 작은 것으로?

그러면서 안방에 놓였던 옛 작은 화장실이란 개념에 또 위생에 관해서 떨떠름해하기도 할거예요.

 

 

 

가마요강이예요.

옛날 시집가는 딸의 가마 속에 어머니가 넣어주던 요강이었다고 해요.

가마의 크기를 생각하면 사이즈가 작은 것이 이해는 가지만 흔들리는 가마에서 어쩌나 불안스럽기도 하지요.

그런데 옛어른들은 저 요강안에 솜을 가득 채워주셨다고 해요. 흔들리는 가마에서 출렁이지 말라고 배려하신 것이겠지요.

 

 

 

 

옛날 어르신들의 잠자리 머리맡에 자리끼와 함께 두었다던 타구예요.

침을 밷는 용도로 쓰였다고 하지요.

용도와는 다르게 작고 앙증맞아서 요즈음엔 장식용으로 많이 쓰이지요.

 

그러고보면 놋그릇으로 만들어진 것들 중에 생활 가까이 있던 것들이 많아요.

늘 반질반질 닦아주고 윤을 내야하는 수고로움이 따라야하는 것으로

변하지않는 윤기와 깨끗함을 유지했던 옛여인들이 얼마나 바지런했는지를 보여주는 물건이기도 해요.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놋요강을 보면 생각나는 시 한편이 있어요.

이것이, 이 시의 느낌같은 것이 우리의 정서였을 거예요.

 


 영산홍 /서정주

영산홍 꽃잎에는
산이 어리고

산자락에 낮잠든
슬픈 소실댁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산넘어 바다는
보름사리 때

소금발이 쓰려서
우는 갈매기

 

'오래된 시간 > 꾸밈 - 소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이 있는 오래된 다리미  (0) 2011.06.18
나무 구유  (0) 2011.06.11
나무 절구  (0) 2011.05.16
10각 놋화로  (0) 2011.05.13
숯다리미로부터 전기다리미까지  (0) 201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