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응용 - How?

소장가 갤러리 - 건축설계사님의 사무실(2)

다연바람숲 2010. 12. 11. 18:30

어떤 공간이 그 공간에 생활하는 사람과 교감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그 공간에 맞는 공간연출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지나치게 멋에 치중하거나 지나치게 실용 위주로만 꾸며진다면 사람이 장식에 압도당하거나 공간이 사람과 동떨어져 편안함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죠. 어떤 공간을 연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아마도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호화로운 최고급 가구로 장식을 한다거나 구성과 배치 그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고 해도 진정 내가 원하고 내가 꿈꾸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내 나름의 생각과 삶의 방식이나 향기가 깃들어 있지 않다면 진정한 의미의 내 공간이라고 말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소장님의 사무실은 가장 자기다운 연출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감각적이고 모던할 수 있는 사무실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전통적이고 우리 멋이 묻어나는 가구와 소품들로 자신만의 공간을 완성 시켰어요. 적절한 공간분할과 배치로 실용적인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미적인 효과를 살려 사무실을 갤러리화하는데 성공하신 예가 아닌가 싶어요.

 

 

 

 

 

동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시각적인 효과를 살려 공간을 구성한 가구 배치가 돋보여요. 크게 무게를 잡은 것들은 각자 꼭 맞는 자기 위치에 있어서 하나라도 덜어내면 균형이 깨질 것만 같은 저 구조가 마음에 들어요. 역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하나 따로 볼 때도 멋진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더불어 조화를 이룬 모습도 멋지네요. 동선을 따라 조절한 높낮이까지 섬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쓰신 흔적이 보여요.

 

 

건축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인테리어에 관한 사고까지도 바꿀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콘크리트 차가운 벽같은 모던을 선호하던 이도 이 공간에서 한참을 머물다 보면 우리 것에서 느껴지는 어쩔 수 없는 핏줄의 정서와 봐도봐도 질리지않는 손때 묻은 목가구의 숨결에 끌리게 되지 않을까요?

 

 

모던한 공간에도 우리 것이 얼마나 조화롭게 어우러지는지 저 벽과 유리문과 어우러진 가구들을 보면서 다시 느껴요. 이곳이 개인 소장품으로만 꾸며진 개인의 사무실이 아니라 샵이라고 해도 또 갤러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어요. 하나하나 볼 때는 넘친다 싶던 소품들이 이렇게 한걸음 떨어져 보니 높이와 균형이 잘 맞아보이는 것도 참 신기해요.

 

 

어떤 집을 지을까 어떤 건축물을 지을까 아마도 그 생각 끝의 인테리어 속에는 꼭 고가구 몇 점이 들어가 있을 것 같아요. 내게 맞는 공간이면서 내가 좋아하는 장식품이면서 내 공간을 함께 나눈 물건들이면서 누군가에게도 편안한 볼거리가 되고 발상 전환의 계기가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인테리어가 있을까요?

 

 

책장을 가린 궤들이 이 방에 있었네요. 사랑방 물건들이 놓였던 책반닫이두요. 이 방엔 여러 풍의 분위기가 함께 묻어있어요. 위를 보면 엔틱, 아래를 보면 전통 , 거기에 정돈된 의자와 유리 탁자의 차가운 분위기까지... 아마도 소장님의 공간이 다 채워지기 전 이런 분위기에서 시작하지않으셨을까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보면 좋다고는 말해도, 가끔 어떤 것은 아는 지식을 동원해 설명할 수는 있어도 사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아서 물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낄 수 밖에 없어요.

제가 비록 그 이름 일일이 불러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행복해지는 소장님의 소장품들, 이제 하나하나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