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고비

다연바람숲 2010. 8. 26. 21:08

 <판매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멋스럽다.

어여쁘다.

간결하다.

꼿꼿한 대나무 살을 휘어 곡선을 만들었다. 

저 곡선으로 생겨난 크고 작은 공간이 많은 양의 수납도 가능하게 해준다.

철마다 꽃같은 편지를 써 누구에겐가 사랑을 전한 이 있으리.

굽이굽이 세상의 굽이마다 긴 시를 유서처럼 남긴 이도 있으리.

세상의 막다른 고비마다 저 고비에 얹어진 서찰을 책처럼 읽던 이도 있으리.

 

 

 

고비[考備]

 

문서나 편지, 시전(詩箋)같은 것을 꽂아두기 위해 주로 사랑방 문갑이 놓인 벽면 위나 기둥 등 적당한 벽면 공간에 설치한 개방식 장식가구로, 멜빵처럼 붙이거나 X자 형으로 붙이는 것으로 원래는 두꺼운 종이를 가지고 만든 주머니 모양이었다. 실내의 벽면이나 기둥, 적당한 벽면 공간에 걸어두고 필간철(筆簡綴)의 봉투나 시전(詩典) 같은 종이를 꼽아두는데 쓰여지는 독특한 문방가구로, 흔히 편지꽂이로 생각하지만 왕복문서는 대개 비밀문서류함에 넣어 보관하였고, 서화 등의 두루마리들을 끼어 둔다. 대개 결이 고운 오동나무나 죽제 고비가 많으며 칸살의 묘한 분할이 매우 간명하여 상쾌한 느낌을 준다. 벽면을 장식하는 유일한 전통가구로 문방 가구의 기능적 측면 못지않게 장식을 위한 조형적 측면도 비중 있게 고려되었으며,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작되어 사용자의 성품과 예술성을 반영한다. 고비는 중국, 일본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평좌식 생활에 알맞은 주택구조로 인해 여백으로 남는 넓은 벽면을 장식하기에 적합하다. 안방용 고비는 기능보다는 장식적 효과가 큰 화사한 느낌을 주는 것이 대부분이며, 정신적인 미를 중시 여긴 사랑방에 주로 사용된 고비는 단순하고 무게 있는 것들을 선호하여 선비의 기개를 짐작하게 했다. 주로 목죽(木竹)제품을 사용함으로 인위적인 조형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간결한 선과 명확한 선으로 그 격식은 절제와 검소함을 뜻한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는 선비의 서재용품에 죽고비(竹考備)를 포함시키기도 했는데, 이런 선비의 것과는 달리 여성용 고비는 무늬를 채색하거나 색지를 오려붙여 장식하기도 한다.             <문화원형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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