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꾸밈 - 소품

옹기 초병(초항아리)

다연바람숲 2010. 8. 23. 18:03

 

 

 

 

 

유약이 자연 산화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안에 담아 삭힌 것들의 시간과 세월을 이젠 저 몸이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일반적인 옹기초병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주둥이를 가졌다.

오목 들어간 주둥이의 아랫쪽에 줄을 묶을 수도 있게 제작된게 아닌가 싶다.

가로 25 세로 30의 사이즈,

깨진 곳 없고 수리한 흔적 없는 완벽한 몸을 가졌다.

 

말을 걸면 투박한 사투리가 튀어나올 것 같은,

악수를 청하면 땅의 역사를 옮긴 투박한 손이 잡힐 것 같은

그럼에도 그지없이 정갈하고 다소곳한 품성을 가진

한 번 눈길을 주면 그 눈길 오래 잡아두는 징한 것.

 

 

 

 

 옹기초병 (촛단지)

 

촛단지는 식초를 만들거나 저장할 때 이용하는 용기로 초를 담아 두었다 음식에 쳐서 음식 맛을 좋게 하는데 사용하였으며, 촛단지를 ‘촛병’ 또는‘초항아리’라고도 불렀다.

촛단지는 흙으로 빚어 잿물을 입혀 구워 만든 오지그릇의 한 종류이며 다른 항아리에 비해 목이 짧고 아가리(주둥이)보다는 배가 더 부른 형태로 식초를 따라 쓰기에 편리하도록 어깨나 배 부분에 주전자와 같은 꼭지(귀때)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

촛단지를 오지그릇으로 사용한 까닭은 도자기류는 공기가 통하지 않아 발효 시 부패 가능성이 높고 질그릇은 그릇 자체의 흡습성이 강해 저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촛단지는 쓰임에 따라 식초 제조나 저장용으로 쓰는 중간 크기의 뚜껑이 없는 식초항아리와  음식을 만들 때 조리대 옆에 놓고 소량씩 따라 쓸 수 있게 작게 만든 뚜껑 있는 식초병이 있으며 이 식초병은 간장병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옛날 어머니들은 촛단지를 부뚜막 위에 놓아두고 쌀과 술을 원료로 하여 식초를 빚어 마셨고, 쓰다 남은 초 찌꺼기는 변질된 막걸리에 섞어 식초를 만들었다. 이때 촛단지의 주둥이는 솔가지나 짚으로 묶어 막았다.

어머니들이 부뚜막 위에 촛단지를 놓아 둔 까닭은 식초 발효 시 온도와 공기의 유통 상태가 매우 중요한데 아궁이에 불을 지폈을 때 부뚜막 위의 온도가 식초 발효에 적절한 온도가 되었기 때문이고, 불을 지피지 않는 낮이나 밤중에는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여 식초의 발효 조건을 제대로 갖춘 곳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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