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펌프의 추억

다연바람숲 2010. 8. 13. 13:35

 

 

 

펌프 pump - 수도 시설이 없는 곳에서 사람이 손잡이를 상하로 되풀이하여 움직임으로써 그 압력에 의하여 땅 속에 수직으로 박혀 있는 관을 통하여 지하수가 땅 위로 나오도록 하는 기구.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먼저 한 바가지쯤의 물을 넣어주는데 그 물을 마중물이라 한다.

 

 

*

 

물자라와 물배추가 얹어진 저 물 속에 미꾸라지 세마리가 자란다.

폭우가 쏟아질 땐 수위가 높아져 저 돌구유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몇번,

눈 밝은 주인 덕에 그나마 번번이 목숨을 건진 녀석들이다.

 

손잡이를 움직여 물을 끌어올리는 건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가게 앞 풍경 중 하나,

졸졸 물소리가 한여름 계곡을 상상하게도 해준다.

거칠고 녹슬고 촌스럽고 투박할수록 마음이 더 끌리는건 옛것의 또 다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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