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뭉크의 <마돈나>
<절규>와 함께 도난당한 작품이 <마돈나>인데, 이 작품 또한 뭉크의 대표작입니다. 그는 <절규>를 그린 후 곧 <마돈나>에 대한 습작을 종이에 목탄으로 하기 시작했고 유화로 완성한 건 1894~5년이었습니다. 여자의 요염함과 성적으로 남자를 자극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사랑을 만끽하는 모습을 나타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어둡고 음침한 색들을 보면 단지 가장 아름다운 여인 혹은 가장 탐스러운 여인을 그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런 여인의 이면에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폭로하려고 한 저의가 나타나 있습니다. 마돈나와 메두사를 합성시킨 것으로 여인의 양면성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런 우울한 그의 사고는 그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그는 마돈나에 액자틀을 그려넣은 후 그 위에 태아와 정충들을 올챙이가 꿈틀대는 것처럼 장식했습니다. 성교의 극치는 희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태됨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려고 한 것입니다. 사랑과 수태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이지요.
이 작품의 모델이 있었느냐고 물었는데, 화가는 과장하고 왜곡하더라도 실재 모델이 있어야 그릴 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가 <최후의 만찬>을 그리면서 예수의 제자 유다의 모델을 찾지 못해 오랫동안 미완성으로 남긴 것은 유명합니다. <마돈나>의 실재 모델은 뭉크가 사랑한 여인 다그니 유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