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사랑의 다른 말.

다연바람숲 2018. 1. 20. 15:11

 

 

 

 

 

 

 

 

"니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렇게 되는거야."

 

" 내가 죽으면 내 췌장을 먹게 해줄게. 누가 먹어주면 영혼이 그사람 안에서 계속 살 수 있대"

 

"우연이 아니야. 흘러가는대로 간 것도 아니야. 우리는 모두 자기가 선택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거야"

 

"운명같은 것도 아니야. 네가 해 온 선택들과 내가 해 온 선택들이 우릴 만나게 한거야.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만난거야."

 

"산다는 건 누군가와 마음을 주고받는 것. . 이려나. . .

누군가를 받아들이고, 좋아하게 되고, 싫어하게 되고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손을 잡고, 안아주고, 엇갈리고 그게산다는거야.

자기 혼자서는 살아있는지 알 수 없어."

 

"시한부인 나도, 그렇지 않은 너도, 하루의 가치는 같아."

 

"좋은데 싫어, 즐거운데 뭔가 찜찜해. 그런 답답함이, 사람들의 관계가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해주는 거라 생각해."

 

"난 네가 되고 싶어. 네 안에서 계속 살아가고 싶어. 아니 이런 흔한 말로는 부족하겠지.

그래, 넌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역시. . .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흔하고 진부해서 대신할 말을 고심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그럼에도 그 흔하고 진부한 사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사람이라면 안다.

정말 깊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의 가슴은 오직 너만을 위한 언어를 필요로 한다는 걸,

 

제목은 섬뜩할 정도로 무섭지만 공포나 호러 영화가 아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섬뜩하게 지었다고 한다.

 

췌장암으로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소녀와 스스로 외톨이로 살아가는 소년의 러브 스토리이다.

시한부를 살면서 밝고 긍정적인 소녀와, 소녀의 비밀을 알게된 외롭고 우울한 소년의 청춘 이야기이다.

 

옛날 사람들은 몸이 아플 때 내가 아픈 곳의 동물의 부위를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했다고 한다.

내가 아픈 곳을 누군가가 먹어주면 내 영혼이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살 수 있다고 했다 한다.

췌장이 아픈 소녀의 이야기이니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라는 제목은 그런 의미로의 해석이다.

 

우연이란 없다.

운명이란 없다.

그냥 오는 우연이란 없다.

거저 주어지는 운명이란 없다.

 

순간순간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의지가 우연을 이끌고 운명을 만들어 간다.

 

시한부를 살거나, 내일이 창창한 청춘의 시절을 살거나

지금 힘들고 아픈 시간을 살거나, 노년이거나 행복한 시간을 살거나

지금, 오늘, 하루의 가치는 다르지 않다.

내 주변의 관계들이 삶을 증명한다.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청춘의 한 때, 사랑과 상실을 경험한 주인공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죽음을 예고하고 가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풋풋하고 밝은 청춘의 사랑을 그려낸다.

영화를 보기 전엔 섬뜩했던 제목이 사랑의 의미로 다가올 때의 따뜻함을 선물한다.

 

영화 러브 레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이 영화에서 러브 레터의 느낌들을 데쟈뷰처럼 발견하게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