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각공예의 역사
곽대웅의 <화각장>을 보면, "화각공예는 조선시대에 시작되어 왕실가구로 사용되었다는 견해도 있으나 이것은 18세기 이전의 유물이 없으며,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에 조선시대때 실제로 궁중에서 사용했던 화각함을 비롯한 여러 유물이 남아 있고, 기록상으로도 1869년에 발간된 <규합총서>가 처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하였다. 일본의 정창원正倉院(일본황실의 보물창고)에 고려시대의 화각자(華角針尺)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이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옛사람들은 어떻게 쇠뿔로 가구를 장식할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나전칠기에서 보았듯이 대모(거북 등껍질)와 나전이 함께 쓰이다가 대모가 귀하고 비싼 이유로 나전만 쓰게 된 것처럼, 화각도 대모 대체용으로 쓰여 18세기경부터 화각공예가 성행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사실 소는 농경과 운송 수단으로 고대부터 부려왔던 흔한 짐승이고, 쇠뿔 또한 얻기 쉬웠을 텐데 조선 이전은 왜 사용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그것은 물소뿔과 더불어 쇠뿔이 활을 만드는 재료이므로 무기제작에만 사용하는 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특히 세조실록엔 쇠뿔을 진상토록한 것과, 활의 제조 이외에 사용을 금지시킨 기록이 있고, 명나라에 각궁(활)을 수출하기도 하였다.그러다가 임진왜란1592-1599과 병자호란1636을 겪은 후인 조선 후기에 사회적으로 기강이 흔들리고 무기제작에 묶여있던 제도가 허물어지면서 민간에서의 사용이 자유로워진 것으로 본다.”
■쇠뿔로 만드는 화각華角 공예
우리나라 전통가구는 나전칠기를 제외하곤 화려한 것이 드믄데 화초장과 화각장은 예외인 것 같다. 나전칠기장의 화려함을 40대 이후의 원숙한 수려함이라면, 오색으로 치장한 화초장이나 화각장은 20~30대의 활달한 화려함이 느껴진다.
표현방식은 자유자재로, 기분 내키는 대로 쓱쓱 어설프게 그린 것이 많아 왜 이렇게 그렸을까하는 의문점이 남는다. 잘 그리기로 마음먹고 그렸다면 못 그릴 이유도 없건만, 자세히 보면 각각 장인의 숨결과 개성이 나타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일 조각마다 그림을 완벽하게 그려 붙였다면 숨막힐듯한 느낌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선시대문화가 그렇듯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표현방식인가 보다라고 생각해 본다.
■화각공예의 맥을 이어서
"17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화각동예품 제작은 최고로 성황기를 누리다가,1900년대 초에는 지금의 양화대교 근처 절두산 아래의 양화진 지역에 화각공방 60여호가 있었다. 그러나 음일천(조선 고종 시대부터 3대째 각질장겸 대모공장, 후에 화각공예품 제작 및 전수,1903~1974) 선생이 1923년 화각장 기술에 관심을 갖고 양화진 일대를 조사 나갔을 때에는 많이 쇠퇴하여 공방 3개소에서 10여명이 작업하고 있었을 뿐이며, 이듬해 한강 대홍수로 마을 전체가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이것으로 보아 1920년대부터 쇠퇴하여 30년대 중반에는 완전히 중단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으며, 다행히 음일천선생이 양화진 공방에서 당시 83세 정도의 車노인에게서 화각기술을 전수받아 1970년대까지 맥을 이어왔다.
현재 그의 제자인 중요무형문화재 제 109호 화각장 이재만 선생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29호 한춘섭 선생, 그리고 성수동의 이정천 선생이 활동하고 있다."
- 웹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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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63.5 깊이 40 높이 113
크기가 매우 아담한 3층장여요.
상판 및 측판 뒷판은 소나무로 만들어졌고,
앞판은 화각으로 만들어 화려한 멋이 돋보이는 화각장여요.
화각 공예 기능 전승자인 이정천 장인의 작품으로,
모던함을 가미한 다른 장인의 작품과는 또다른 전통의 색깔과 멋이 살아있어요.
화각 공예에 대하여는 다른 화각 가구를 포스팅 할 때마다 익히 많이 설명해서,
다연을 자주 방문해주시는 고객님이라면 어쩌면 저보다 더 많이 숙지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화각장의 소재나 기법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역사와 특징을 첨부했는데 도움이 되시기를요.
고가구 3층장이라면 어느 정도의 크기가 있어, 공간의 제약을 받는 면이 있지만
이 화각 3층장은 슬림하고 아담한 크기를 지녀서 오히려 단아한 멋이 있어요.
장석의 상태로 보아 아주 오랜 연대를 섣불리 말할 수 있는 가구는 아니지만,
화각 장인의 작품으로 인지하고 보아주신다면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거여요.
번지는 느낌없이,또한 기교를 부린 화려한 느낌의 그림들은 아니지만
보이는 그대로 소탈하고 정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깃들어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여요.
이 따사롭고 어여쁜 느낌을 다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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