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 도종환
마른 바람이 모래언덕을 끌고 대륙을 건너는
타클라마칸 그곳만 사막이 아니다
황무지가 끝없이 이어지는 시대도 사막이다
저마다 마음을 두껍고 둔탁하게 바꾸고
여리고 어린 잎들도 마침내 가시가 되어
견디는 일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는 곳
그곳이 사막이다
우리 안에도 선인장 가시 같은 것이 자라나
여차하면 남을 찌르고 내게 날카로워지는데
뜨거움은 있으나 서늘한 숨결은 없지 않는가
오직 전속력으로 그곳을 벗어나고자 하는 곳
연민도 눈물도 없이 사는 이곳이 사막 아닌가
눈 줄 데는 없는 황량하고 메마른 풍경 속에서
모두 다 카우보이가 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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