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올드-Vintage

석유 곤로

다연바람숲 2017. 2. 2. 19:03

 

 

 

 

 

 

 

 

 

윗지름 34.5 높이 33

 

기억하세요?

1980년대의 생활을 보여주었던 응답하라에서도 나왔던 석유 곤로여요.

우리는 그냥 흔히 석유 곤로라고 불렀는데 자세한 명칭은 석유 풍로였나 봐요. 풍로라 이름이 되어 있어요.

 

어릴 적 겨울 날의 어머니는 연탄불 위에 된장을 올려끓이시고 곤로 위에서 밥을 하시고 반찬을 만드셨지요. 심지가 오래되면 그을음이 올라와 냄비나 솥들이 검게 그을리는 일들도 많았어요.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해야하던 시절에 비하면 작은 크기로 부엌 한쪽에 올려놓고 사용하거나 이동까지 가능한 석유 곤로의 등장은 획기적인 것이었겠지만 이후 보다 화력이 강하고 편리하고 깔끔한 가스렌지가 등장하면서 우리들 생활에서 멀어져가고 잊혀져 갔지요.

 

이 곤로는 제조년월일이 지워졌지만 다행히 상표에 검사합격일이 남아있는데 1984년 4월 6일 로 표기되어 있어요.

태서기업에서 만들어졌고 모델명은 Alpaca TS-809 여요.

 

그런데 곤로에 대해 검색하다 발견한 놀라운 일은 이 곤로를 제작했던 회사가 현재까지도 곤로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여요. 그것도 Alpaca라는 이름의 모델을 말이지요. 이동식 화기로써의 쓸모를 위해서거나 옛 향수의 재현을 위한 수요가 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반가운 사실여요. 외형이 멀쩡해도 정작 심지가 없어 사용이 불가했던 곤로가 대부분이라면 같은 회사의 제품으로 새심지를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테니까요.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실용을 위해 제작되는 요즘의 곤로와 이전의 곤로는 보여지는 느낌부터 다르기는 해요. 우리가 기억으로 그려낼 수 있는 1980년대의 곤로와 현대의 곤로는 그 외형부터 차이가 있으니까요. 선택은 실사용이 목적인가, 향수를 재현할 수 있는 장식과 실용이 목적인가로 결정하면 되겠지요?

 

양은 솥이나 범랑냄비 하나 얹어 놓기만해도 젊디 젊던 어머니의 추억까지도 선물받을 수 있을것 같은, 추억의 곤로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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