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것은 꼭 이십대에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십대에 사랑을 해보지않으면 골조가 약한 상태에서 집을 짓는 것처럼 불안한 그 이후를 보내게 될 것이며 살면서 안개를 맞닥뜨리는 일이 잦게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 이십대에 혼자 여행을 해보지 않는다면 삼십대는 자주 허물어질 것이다.
그리고 또 닮은 것은, 사랑도 여행도 하고 나면 서투르게나마 내가 누구인지 보인다는 것이다.
한번 빠지게 되면 중독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도 닮았다.
또 사랑을 하거나 여행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많은 사진을 찍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소중한 것을 남기고 간직하고 싶어하는 자연스런 욕구가 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듯 사랑의 대상과 사랑의 순간을 찍는 일이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순간순간들을 담는 일, 그 둘은 차곡차곡 쌓여간다.
행복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며 그 욕구 또한 강렬해지는 것, 그 또한 사랑이 여행이랑 닮은 점이다. 그리고 왜 물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져야 하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사랑과 여행이 닮은 또하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음번엔 정말 제대로 잘하고 싶어진다는 것, 그것이다.
이병률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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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않은 풍경은 꿈이고
밟아보고 눈에 담은 풍경은 추억이다.
사랑이 하나의 동경이라면
여행 또한 내일을 위안하는 동경이다.
그곳을 다녀왔지만 누군가의 여행 블로그에서 내가 보지못한 그곳의 낯선 풍경들을 발견할 때의 아쉬움처럼 사랑 또한 지나고나서야 알게되는 특별함들이 있는 것이고 보면 사랑과 여행은 자칫하면 가까이에서 못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많다는 것도 닮았다.
추억이 아름다우면 다시 돌아가고싶은 여행이 되겠지만
어렵게 고생하고 힘든 기억만 남았다면 다시 떠올리기조차 싫은 여행이 될 것이고
그럼에도
사랑과 여행이 닮은 또하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음번엔 정말 제대로 잘하고 싶어진다는 것,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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