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좋은 시절 / 장석주

다연바람숲 2016. 1. 7. 12:49

 

 

 

좋은 시절 / 장석주

 

  

튀긴 두부 두 모를 기쁨으로 삼던 추분이나

북어 한 쾌를 끓이던 상강(霜降)의 때,

아니면 구운 고등어 한 손에 찬밥을 먹던

중양절(重陽節) 늦은 저녁이었겠지.

 

당신과 나는 문 앞에서

먼 곳을 돌아온 끝을 바라본다.

물이 흐르는데

물은 제 흐름을 미처 알지 못하고,

정말 가망이 없었을까?

 

작별의 날이 세 번씩이나

왔다 가고,

마음은 철없는 손님으로 와서

가난을 굶기니 호시절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고

또 다시 내일의 어제일 것이니,

 

오늘은 당신과 나에게도

큰 찰나!

 

잿빛 달 표면 같은 마음으로

기쁨이 날개를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