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쌀쌀하다

다연바람숲 2015. 10. 4. 13:16

 

 

 

 

쌀쌀하다는 말이

쓸쓸하다로 들린다

 

그제는 늦더위

어제는 비바람

오늘은 서늘해져서

늦더위에 하품하던 상가의 문들은 함구緘口,

길가의 가로수는 바람이 지날 때마다

재채기하듯 마른 잎을 떨구고 있다

 

제한속도를 넘긴 가을이

방지턱을 넘으며 덜컹거려도

이젠 빗물이 스며들지않는 온도,

나뭇잎들 묵묵히 철이 들어가고

 

온기를 지우며

사람도 철이 드는 것일까

실연한 여자의

헤어지길 잘 했다는 말이

만나지말았어야 했다는 말로 들린다

 

그 말의 여운 쓸쓸하여서

조금 더 쌀쌀해지는

시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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