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얼음의 각주 / 신용목

다연바람숲 2015. 1. 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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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각주 / 신용목

 

 

문득, 먼 하늘에 박혀 있는 방패연이 보일 때가 있다

미끄러져

 

넘어져서,

언 호수에 박혀 있는 낙엽이 보일 때— 물고기 가면을 생각했다 그걸 쓰고

안부를 묻고 싶었다, 당신은 어디를 지나고 있나요?

 

아직 어떤 우연도 철거되지 않았다

하필 지금 여기에 겨울이 있는 것,

 

둥글게 도린 얼음의 눈동자로 서로를 쳐다볼 때

물의 가면을 쓰고 있거나, 하나의 얼굴로 겹쳐진— 그것은 물의 관상일까? 물에 비친 관상일까?

 

온전한 과녁이 되기 위하여 호수는 파문을 가두었다, 태양의 빠져버린 눈동자

안부는 늙어가는 한 우연에게,

운명을 점치는 나쁜 버릇에게

 

바람이 원심으로 몸을 휘감을 때

문득, 먼 하늘에 박혀 있는 방패연이 사라진다— 꽝꽝 얼어서도 멈출 수 없는 얼굴

 

이곳에 다다르려면 넘어져야 한다, 물고기의 자세로

 

이곳을 벗어나려면 뒤집혀야 한다, 물고기의 눈으로

미끄러져

 

넘어져서

문득, 먼 하늘에 박혀 있는 작살이 보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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