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112.5 깊이 51 높이 50
여섯면 모두 통목 소나무로 만들어진 돈궤여요.
이만한 크기의 육통 소나무의 느낌엔 중후함이 있지요.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 결코 그저 투박함만이 아닌,
잘 다듬어진 연륜의 고태미가 스며들어 있어요.
사개물림을 잡아주는 판형 감잡이의 투박함과,
잘 두들겨 펼쳐놓은 듯한 판형 앞바탕의 소박함이,
손길 닿아 닳고 세월의 땟물이 배인 소나무의 빛과
한 몸으로 잘 어우러져 있음을 볼 수 있어요.
앞닫이거나 윗닫이거나.. 반닫이의 경우
그 연륜이나 재목으로 쓰인 나무나 장석도 살피지만
제가 늘 먼저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꼽는 건
가로 세로의 균형과 비율이어요.
가로로 넓은데 너무 낮거나
가로로 작은데 높이가 너무 높거나
폭은 좁은데 가로는 길고 높이는 높거나
폭은 깊은데 가로는 너무 짧거나
그 균형이 조화롭지 못할 때는 어색함이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면으로 본다면 이 돈궤는
거의 완벽한 비율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거여요.
이 시대에 돈궤를 금고로 쓰시지는 않을 것이고..
소장의 기쁨과 가치에 더해 이젠 훌륭한 인테리어가 되는 가구라고 본다면 크기, 폭,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연륜의 아름다움까지... 어떤 공간에서든 훌륭한 제 몫을 보여줄 돈궤가 될 거여요.
*
빛이 드는 곳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조금 더 밝게 사진이 나왔어요. 사진보다 조금 더 어두운 색이라 생각하시면 맞을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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