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이후의 삶은 두 가지 커다란 사랑 이야기로 규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첫 반째 이야기, 즉 성적인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고, 지도로 잘 그려져 있으며, 거기서 나오는 기발한 행동은 음악과 문학의 주재료를 이룬다. 이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기념된다. 두 번째 이야기, 즉 세상이 주는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보다 더 은밀하고 부끄러운 이야기다. 입에 올린다 해도 비난하거나 조롱할 때만 그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랑은 질투심이 많거나 결함이 있는 사람들의 관심사로 여긴다. 아니면 높은 지위의 추구는 경제적 의미로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두 번째 사랑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만큼이나 복잡하고, 중요하고, 보편적이다. 그리고 이 사랑을 이루지 못할 때도 첫 번째 사랑을 이루지 못할 때만큼이나 고통스럽다. 여기에도 가슴 아픈 상처가 있으니, 그것은 세상이 이름 없는 사람으로 치부해버린 수많은 사람들의 체념에 젖은 멍한 표정이 증언하고 있다.
알랭드 보통 <불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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