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행복이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것

다연바람숲 2013. 8. 17. 14:59

 

연말이라 친구에게 그 사람 소식을 물었더니, 언젠가 통화 중에 지금 죽어도 괜찮다, 는 말을 했다고 한다.당장 지구가 멸망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잘 사는구나 싶었는데 친구의 다음 설명은 달랐다. 지금 죽고 싶을 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얘기라고 했다. 돈이 다는 아니겠지, 라며 씁쓸하게 자신의 생각을 얹었다. 그런 심정으로 살고 있었다니, 멍해졌다. 자신감에서 오는 쾌활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쾌활함으로 불행을 분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이 행복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코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었다.어리석게 나는 그때 십만 원짜리 모에 샹동을 마시면 좀 더 행복해질 거라고 부러워했었다. 내가 언젠가 천만 원짜리 백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생긴다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다. 

 

행복은 결코 ‘그때’에 있지 않다. 그리고 ‘언젠가’에도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 지금 나와 같이 있는 이 사람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것들에만 있는 것이다.

 

  조진국 산문집 <외로움의 온도> - 「천만 원어치의 행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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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미래가 될 수는 없다.

아직 오지않은 미래가 지금의 현실이 될 수는 없다.

 

내 행복의 기준은 지금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출발한다.

 

지금,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