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것 같다고,
봄이 하마 온 것 같다고 오래 전 안부를 남긴 후
노란꽃 분홍꽃 붉은꽃 하얀꽃...봄에 피는, 꽃이라는 꽃 다 피고지도록
오뉴월 뜨거운 햇빛에 담장마다 붉은 장미 피고피어 흐드러지다 꽃잎 다 떨구도록
참 오랜 꽃시절동안 한 줄의 안부도 남기지 못했어요.
그동안 다연의 많은 것들이 떠나고 새식구가 되었지만,
여백의 공간을 살펴놓으면 다시 채워지는 시간을 반복하며 지내왔지만,
늘 지내오는 자리라서인지 저는 크게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진 걸 느끼지 못하겠어요.
변명같지만 어쩌면 그 무덤덤한 변화때문에 제가 오랜 침묵을 감수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찔레꽃, 장미꽃, 꽃들이 뚝뚝 지고나니
이제 다음주부터는 장마가 올거라 하네요.
장마를 앞두고도 자꾸 흐려지는 하늘에 벌써부터 햇살이 그리운데
긴 장마에는 무더위를 견딜 각오로 또 햇살을 그리워하게 되겠지요?
오랜 침묵을 지나오는 동안,
소식없는 다연의 안부를 그래도 궁금해해 주신분이 계셨을까요?
그런 분이 계셨다면, 아마도 그 아름다운 분... 복 받으실거여요.
긴 불빛그림자를 이끌며 샵앞을 지나는 자동차들의 소리가 조금씩 간격이 늘어납니다.
모처럼 할말을 두고 앉아서 서툴고 서먹한 제 말의 간격이 벌어지듯이,
그렇게 또 하루의 시간이 또 내일을 향해 무심하게 기울어만 갑니다.
오늘은 이렇게 인사만 남기렵니다.
다시 하루하루 새로운 다연의 식구들을 소개하면서 그동안 못한 수다도 풀어볼께요.
모두 행복하셨지요?
네 저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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