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엔 눈보라가 날리더니 오늘은 햇살이 화창합니다.
누군가는 이 날씨의 변화를 여인의 마음같다 하겠지요.
이랬다저랬다 변덕이 죽을 끓는 내 마음과 같다 하겠지요.
창 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의 가지 끝이 어제보다 많이 약하게 흔들립니다.
어제보다 오늘의 바람이 많이 순해졌다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다연을 들어서는 이들의 첫마디는 아직 '춥다' 라는 말이어요.
오늘의 햇살마저도 살 속을 파고드는 매운 바람을 재우지 못하고 있단거지요.
그래도 창 안에서 바라보는 햇살 가득한 창밖은 따스하고 온화하게 느껴집니다.
한바탕 눈보라가 지나간 뒤 고요한 내 마음의 풍경이 어쩌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도 싶어요.
한발짝 문을 나서도 아직 칼바람 부는 겨울이지만 봄이 멀지않다는 생각에
새삼 다연의 초록이들이, 겨울을 견딘 모습 속으로 순하게 내미는 연두빛들이 어여뻐 보이는 날입니다.
고요한 다연의 풍경 속에 김윤아의 <봄이 오면>을 바램처럼 깔아놓고
봄이 오면 이곳에 또 어떤 풍경들을 들여놓을까 천천히 생각을 해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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