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떻게 들어와 저 자리들을 잡고 앉았는지
내 손으로 하나하나 자리를 내어주고 매일 손길을 주었으면서도
새삼스럽게 오늘은 다연 구석구석 자리잡은 옹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나마 큰 항아리들은 다연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외진 구석 숨어있어서
정작 어여쁘고 큰 것들은 사진 속에 하나 담아내지 않았는데도 작은 것들이 또 적지 않습니다.
매끄럽게 잘 빚어진 도자기보다 난 저 투박하고 촌스러운 옹기들이 더 많이 정감이 갑니다.
차려입지않고 아무때나 찾아와도 친근하고 편안한 동네 언니처럼 늘 편하고 좋습니다.
그래도 언제나 잘 차려입은듯 한자리 하는 가구들에 밀려
사진 속의 주인공 한번 못되고 들러리만한 저 자잘한 옹기들에게
오늘은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줘 봅니다.
저 은근한 빛들이 옹기들의 환한 웃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