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간/끌림 - 풍경

꽃이 피려나

다연바람숲 2012. 1. 4. 17:39

 

 

 

 

 

 

 

 

 

 

開花 / 조희선

 

 

이 아침

나는 갑자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서

 

온 몸이 간질간질

죽을 것 같다.

 

꽃이 피려나.

 

 

*

 

새해 고객님으로부터 전해받은 달력 1월에 실린 시편을 오늘은 오래 바라보고 읽습니다.

새해 벽두 1월에 자리잡은 開花라...  

처음엔 의아하고 느닷없단 느낌이었지만 조금씩 그 의미를 알듯도 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일이

사람 사랑하는 일이

꽃 피는 일과 다르지않다는 것이겠지요.

 

온몸이 간질간질

그러다 살을 찢는 고통을 감내하고야 찬란한 꽃을 피우는 나무같이

새로운 한해...

살아가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 꽃을 피우듯 행복을 피워가는 일이라는 것이겠지요.

 

죽을 것 같아도

미칠 것 같아도

말하고싶은 한 마디가 사랑이라면, 그런 사랑을 가졌다면

그 길이 설령 고통의 면류관을 쓴 가시밭길이라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

 

꽃이 피려나

 

굵은 마지막 행의 여운이 길고도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