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花 / 조희선
이 아침
나는 갑자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서
온 몸이 간질간질
죽을 것 같다.
꽃이 피려나.
*
새해 고객님으로부터 전해받은 달력 1월에 실린 시편을 오늘은 오래 바라보고 읽습니다.
새해 벽두 1월에 자리잡은 開花라...
처음엔 의아하고 느닷없단 느낌이었지만 조금씩 그 의미를 알듯도 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일이
사람 사랑하는 일이
꽃 피는 일과 다르지않다는 것이겠지요.
온몸이 간질간질
그러다 살을 찢는 고통을 감내하고야 찬란한 꽃을 피우는 나무같이
새로운 한해...
살아가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 꽃을 피우듯 행복을 피워가는 일이라는 것이겠지요.
죽을 것 같아도
미칠 것 같아도
말하고싶은 한 마디가 사랑이라면, 그런 사랑을 가졌다면
그 길이 설령 고통의 면류관을 쓴 가시밭길이라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
꽃이 피려나
굵은 마지막 행의 여운이 길고도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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