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단상 - 바람엽서

생각이 달라졌다

다연바람숲 2012. 1. 2. 18:56

 

 

 

 * 

 

새해 다연의 첫 고객이 되어주신 어르신께서 새해 덕담으로 삶에 대한 공부를 내려주고 가셨습니다.

"염려하지 말라"

우리네 인간은 아직 닥치지않은 미래와 지나가버린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걱정함으로써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더 부각시켜 생각하고 고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말씀,

공감을 합니다.

 

아직 다가오지않은 미래에 대하여는 긍정적인 희망을,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잘못에 대하여는 성찰과 관용을,

오늘을 살기에도 최선을 다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도가 지나친 염려는

삶을 뒷걸음치게 하는 독이 될수도 있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을 합니다.

 

늘 앞서서 생각했습니다.

어떤 이의 말 한마디에도 소설책 한권 분량의 스토리를 전개하고 스스로 상처받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되돌릴수 없는 지나간 일에 대하여도 잘못된 부분을 연속 되감기하며 스스로 자학하고 원망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상대방의 의도와 상관없이 부풀려 앞서간 생각으로 오히려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되돌릴 수 없는 지나간 실수에도 지나치게 민감해서 오히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집착하고 염려해도 지나 온 과거는 달라지지않고 미래는 나름대로 불쑥불쑥 다가오고야 마는데도 말이지요.

 

새해 덕담처럼 받은 말씀이 오늘 하루 성큼 저를 어른이 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쓸데없이 어깨의 짐처럼 달고 살아 온 불편한 많은 생각들이 덜어져나가는 기분입니다.

 

그러다가 오늘 만난 시 한 편이 또 나를 웃음짓게 합니다.

생각을 바꾸면 삶이 달라진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실을 나는 또 얼마나 외면하며 살았는지를 반성하게 합니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삶의 양면성 상대성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나를 어둠 속에서도 웃음 짓게 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합니다. 

 

새해엔 아주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만 같습니다.

내가 나를 내려놓고 가만 나를 응시할 수 있는 공부를 새해 첫걸음으로 시작하고 있으니까요.

내일의 걱정은 내일하기로 합니다. 내일의 행복도 내일 누리기로 합니다.

오늘의 행복은 어제의 어둠을 지불해서 쐬는 햇빛이라 마음 당당하게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20120102美

 

*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 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