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훌쩍 떠난 여행이었는데 카메라도 챙겨가지 못했지요.
어쩌면 버리려고 했던 마음조차 다 챙겨가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순간마다 요긴하게 풍경을 기억해준 스마트폰을 또 한번 믿어보기로 합니다.
산사의 풍경은 고즈녁해서 참 좋습니다.
소슬거리는 바람소리도 갈잎에 짤랑거리는 햇살의 소리도 다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고요 속을 아주 천천히 오래 걸었습니다.
동행해준 영천의 언니는 불쑥 찾아간 이 아우를 위해 일을 미루고 온전히 하루를 내어주었습니다.
수백마디 말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걸음만으로도 침묵의 언어는 참 깊고 깊습니다.
동행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가을이 참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나도 한뼘은 더 깊게 물이 들어 온 것 같습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TO TRENO FEVGI STIS OKTO) - 조수미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카테리나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나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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