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었어요.
그 바람 참 따스했어요.
떨어진 마른잎들이 바스락 살 부비는 소리를 냈지만
어디 먼먼 곳에선 철모르는 꽃들이 기지개를 펼 것도 같았어요.
이제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을 보면서
허공을 향해 뻗어올라간 그 뿌리들을 보면서
그 뿌리들이 그린 그림을 다 받아내는 바닥을 보면서
오늘은 유리창이 커다란 캔버스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샵에 있는 그림들을 모아봤어요.
모아 놓고 보니 새삼스러워요.
늘 거기 있지만 늘 다른 것들의 배경이 되어주느라
더러 관심 밖, 손길 밖에 있었단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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