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감성 - 통하는문

Oblivion / Pablo Ziegler

다연바람숲 2010. 10. 2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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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 피아졸라(Astor Piazzolla, 1921~1992)는 1950년대 중반, 아르헨티나에서 대중음악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면서 전세계에 탱고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새로운 탱고(New Tango)라는 뜻으로 누에보 탱고(Nuevo Tango)라 지칭하여 불렀다.
Oblivion(망각)은 바로 누에보 탱고(Nuevo Tango)의 대표적인 곡으로  1984년 이탈리아의 마르코 벨로치오(Marco Bellocchio) 감독이 제작한 영화 '엔리코 4세(Enrico IV)'를 위해 작곡 연주된 음악으로, 이후 특히 기돈 크레머(Gidon Kremer)리차드 갈리아노(Richard Galliano)의 명연주 때문에 더욱 음악세계에서 애청곡이 되어 버린 너무도 유명한 피아졸라(Piazzolla)의 대표곡이다.

 

피아졸라(Piazzolla)는 없지만, 탱고의 역사는 계속된다. 바로 파블로 지글러(Pablo Ziegler)에 의해서이다. 파블로 지글러(Pablo Ziegler)는 78년부터 10여년을 피아졸라 쿼텟의 멤버로 활약하며 아르헨티나 탱고의 위상을 넓혀온 인물이다. 선술집의 춤곡에 지나지 않았던 탱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발전시킨 피아졸라(Piazzolla)의 그늘엔 항상 피아니스트 파블로 지글러(Pablo Ziegler)가 있었다. 피아졸라(Piazzolla)의 제자이자 동역자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낸 그는 이제 피아졸라(Piazzolla)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파블로 지글러(Pablo Ziegler)만큼 정통성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는 이는 없다. 

그의 연주는 'Oblivion의 가장 슬픈 버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

 

피아졸라의 Oblivion도 좋아하지만

김지연의 바이얼린 연주로 듣는 조금 빠른 슬픔의 Oblivion도 좋아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이 깊은 심연의 슬픔 Pablo Ziegler의 Oblivion을 가장 좋아한다.

 

어느 한때는 Oblivion으로 닉네임을 대신했었고

어느 한때는 종일 한곡의 재생으로 카페를 물들였었고

어느 한때는 너무 슬퍼서 그 슬픔을 멀리도 했었고

그럼에도 무언가 버리고싶어지는 날에는 가장 절실하게 듣고싶어지는 곡이다.

 

망각

Obliv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