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사랑 / 이원

다연바람숲 2006. 4. 12. 14:35


 

 

 

사랑 / 이원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날 당신이 찾아왔다
새장 속에서였다
열매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바람의 몸 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당신의 발자국은 내 그림자 속에 찍히고 있다
당신의 두 발이 걸을 때면
어김없이 내가 반짝인다 출렁거린다
내 온몸이 쓰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