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카프카의 편지 / 신용목

다연바람숲 2018. 1. 25. 17:18

 

 

 

 

 

카프카의 편지 / 신용목

 

나의 밤을 네가 가져갔던 시간이 있다고 말한다 거짓말처럼


환한 상점 불빛에 담겨 있던 저녁을

잊고

불 꺼진 상점 유리에 비쳤던 새벽을

잊고


달에 박혀 있던 비석들 떨어져 소용돌이치는 알코올 속으로 가라앉는다 거짓말처럼


모두 거짓말


그리고 하얀 고래가 투명한 뼈를 끌고 도착한다 마침내 되돌아오는 편지의 첫 줄처럼

 
사랑은 쓰여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모두를 공평하게 사랑하려고 부재하는 신에 관한 기록처럼


구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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