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별사(別辭) / 최금녀

다연바람숲 2017. 7. 21. 18:11

 

 

 

별사(別辭) / 최금녀

 


커피 잔이 마루바닥에 떨어졌다 

깨지면서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책상다리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손가락에서도 피가 흘렀다 

 

사금파리가 된 안개꽃 무늬들이 

충혈되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서로 다른 세상의 

 

낯선 기호로 변했다 

 

아끼던 것들은 깨지는 순간에 

얼굴을 바꾼다 

순한 이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