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가까운 / 신경림
살아오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얻었나보다
가슴과 등과 팔에 새겨진
이 현란한 무늬들이 제법 휘황한 걸 보니
하지만 나는 답답해온다 이내
몸에 걸친 화려한 옷과 값진 장신구들이 무거워지면서
마룻장 밑에 감추어 놓았던
갖가지 색깔의 사금파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교정의 플라타너스 나무에
무딘 주머니칼로 새겨넣은 내 이름은 남아 있을까
성탄절 가까운
교회에서 들리는 풍금소리가
노을에 감기는 저녁
살아오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버렸나보다
#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그 때가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지만 내 나이만큼의 숫자를 지닌 기억의 크리스마스 중 과연 기억에 남아있는 날들은 몇이나 될까요?
너무 많이 버리고 살아와서, 너무 많이 잊고 살아와서 조금은 쓸쓸해지는 12월에, 나만의 색깔과 나만의 소품으로 조금은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해보는 것도 나 자신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 되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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