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있겠어?
대개가 잠들어 있는 이 밤에
홍등가처럼 불 밝힌 공중전화박스가 있고
땅속으로 아니면 하늘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긴--- 긴--- 전화선.
수천의 낮선 말들이 뒤엉켜 흐르는 동안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전화선이 지나가는 밤의 벌판과 강둑과 산과
텅 빈 쓰레기통 같은 도시의 정적을.
채호기 시 <밤의 공중전화> 중에서
#
높이 28 가로 18 깊이 23
이미 판매된 이전의 빨간 공중전화를 보고 아쉬워하셨던 분들이 계셨지요.
이런 빨간 공중전화를 찾았던 분들도 많이 계셨지요.
금방.. 금방 찾아 데려와 포스팅할께요. 했는데 그 후로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어요.
우리 역사를 증명하는 근대사 물건들이 조명을 받으면서 우리의 공중전화는 사실 함부로 욕심내기에 부담스러운 물건이 되었어요.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아보려고 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이기도 하고요.
이 빨간 공중전화는 일본의 공중전화여요.
우리나라보다 다이얼 전화기를 더 오래 사용했던 것일까요? 다이얼 전화기임에도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요즘 시대의 것이라해도 손색없겠어요.
실사용하던 것이고 받는 용도로는 현재도 사용 가능하다하지만 이 공중전화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날거여요. 왜냐면...예쁘니까요. 예쁜 빨강이니까요.
상상할 수 있겠어요?
대개가 잠들어 있는 깊은 밤에 홍등가처럼 불 밝힌 공중전화박스가 있고 땅속으로 아니면 하늘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긴~긴~ 전화선..
수천의 낯선 말들이 뒤엉켜 흘러가는 동안에도 누군가에게 내 숨결과 내 온도를 전하던 아주 오래 전 기억 속의 그 공중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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