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편 당신,
남가인 당신과
남당항에서 회를 먹는다
몇 십년을 살아도
마누라 회 못먹는 줄 모르니 남이고
대하 보자고 와서 회를 먹으니 역시 당신이다
살아 온 연식만큼 얼굴은 남매처럼 닮아가도
입맛만은 지독하게 서로 합合이 못들어서
나란히 바다를 마주하고 앉아도
당신은 바다고 나는 육지다
입맛 빼고는 그럭저럭 순풍으로 살았고
더러 풍랑이야 살자하니 견뎠고
어쩌다 경랑은 손 꼭 잡고 넘었으니
남남 만나 당신과 나, 여기까지도
착한 동행이다
첫 눈에도 낯설지않았던 남,
이젠 나를 보듯 익숙한 당신과
초행길 낯설지않은 남당항에서
이른 가을의 바다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