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독서 - 빌리는 말

파스칼 키냐르- 은밀한 생 중에서 Love is. . .

다연바람숲 2014. 12. 21. 18:01

 

 

 

 

 

모든 강물은 끊임없이 바다로 휩쓸려 간다. 나의 삶은 침묵으로 흘러든다. 연기가 하늘로 빨려들 듯 모든 나이는 과거로 흡수된다.

 

사랑은 열정으로부터 솟아나든가, 그렇지 않으면 결코 생겨나지 않든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단 한 번 만 사랑한다. 그리고 이 단 한 번의 사랑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까닭은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 연인들, 부부들이란 동일한 인간들을 지칭하지 않는다. 사랑은 성욕과도 결혼과도 대립된다. 사랑은 도둑질에 속하지 사회적 교환에 속하지 않는다.

 

사랑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리고 느림 - 빠르기들tempi 중에서 가장 시대착오적인, 즉 도약들 중에서 가장 덜 포식적인 - 은 비언어로서 사랑에 적합하다. 장 라신은 사랑을 묘사한 작품 속에 어느 정도의 격리, 얼마간의 비사실성, 얼마간의 비장한 슬픔을 주입시킬 필요가 있디고 밀하곤 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개별적인, 혹은 적어도 자율적인 존재 이전의 오래된 사랑을 찾는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이 부끄러움은 뻔뻔스러움이라고 불린다. 밀없는 뻔뻔스러움은 사랑의 극단적인 정숙함이다.

 

사랑이란 정확히 이런 것이다: 은밀한 생, 분리된 성스러운 삶, 사회로부터 격리된 삶, 그것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삶인 이유는, 그러한 삶이 가족보다 먼저, 사회보다 먼저, 빛보다 먼저, 언어보다 먼저, 삶을 되살리기 때문이다. 어둠 속, 목소리도 없는, 출생조차도 알지 못하는, 태생의 삶.

 

오직 사랑의 비밀만이 여섯 개의 감옥의 철문, 즉 주관성, 섹스, 시간, 공간, 수면 그리고 죽음, 이런 것들의 문을 반쯤 혹은 활짝 열어젖힌다.

 

사랑에서, 선택은 언제나 극도로 단순하다: 사랑받을 것인가 죽을 것인가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정의를 시도해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회적 중재를 무시하고 타인에게 빠진 자이다. 사랑에 빠진 관계는 내부 회로를 고수하는 매혹이고, 그것은 외부적 교환을 거치지 않는다.

 

아무것도 사랑의 상실을 위로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은 무자비한 증여품이다. 사랑은 잃어버린 것과 연관된다 :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상실이 사랑을 입증한다.

 

인간은 불충분한 망각이란 병에 갈린 동물이다. 그들의 알 수 없는 중병. 신비에 싸인 추억들은 어디에나 달라붙는다.

 

첫사랑은 절대로 첫사랑이 아니다.언제나 첫사랑을 앞지른 것이 있다. 마치 최초의 빛이 새벽빛이 아닌 것과도 같다.

 

이 지상에서 어떤 사랑의 의미도 해독될 수 없다.

 

사랑은 어떤 연령에서도 우선은 고통이다. 어떤 연령에서라도 말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사랑으로 인식하는 것은 두번째 사랑이기 때문이다.

 

열정에 사로잡힌 고독.

감출 줄 모르는 자는 사랑할 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공모자들이다.

그것은 불타는 것이다. 함께 불타는 것이다. 그것은 더 이상 가는 것이 아니라, 대뜸 걷는 것이다.

 

분할할 수 없으며, 그 매듭을 풀 수 없고, 승인받을 수 없는 이중주가 되는 기쁨은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특징들 중 하나다.

 

연인들은 사랑받는 자들이 결코 아니었으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사랑은 추억이 되기도 환영이 되기도 원치 않는다. 사랑은 여기 현존하는 유일한 육체일 따름이다.

 

사랑과 죽음은 같은 것이다. 둘 다 우리를 다른 집으로 데려간다.

 

사랑할 때 연인들은 모두 자신들의 그림자를 향해 몸을 돌리지만 서로 껴안으면서 그림자를 뭉개버린다.

 

사랑은 외적인 것, 타인 안의 티인에게서 느끼는 황홀감이다. 그것은 나가기의 출구issue이다. 독서는 오히려 내적인 것, 자기 안의 타인에게서 느끼는 황홀감이다.

 

사랑이 비밀에 관련된다면, 우리의 생명을 분비하는 성의 차이의 수수께끼를 사랑이 모든 비밀에 덧붙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나르시즘의 경계 아래로 퇴행하는 것이며, 자신에게 낯설게 되는 것이며, 성적인 자아로부터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에게 고유한 출구이다.

 

내가 사랑했던 것, 비록 내가 그것을 영원히 잃었다 할지라도, 나는 그것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사랑- 정신에서 정신으로, 감각에서 감각으로, 기관에서 기관으로 전달되는 두 존재의 강렬한 의사 소통- 은 이 세계를 은폐하고 그 거주지를 변경한 역사와 소통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 세계 내면 깊숙이의 전언과 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