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그 집을 가꾸는 사람의 향기를 닮는 거라면,
아마도 그녀에게서는 은은한 매화의 향기가 날 거여요.
화려하지않으나 아름답고, 진하지않으나 그 향기 깊이가 있고...그녀를 볼 때마다 항상 느껴왔던 것은 그녀가 천상 여자라는 거였어요.
늘 가만가만 고요한 모습이며, 목소리도 크지않고 상냥하며, 섬세한 감성이 묻어나는 세련된 매무새며, 언제나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며... 누구라도 그녀와 마주앉아 잠시라도 대화를 하다보면 그녀가 착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천상 여자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런 그녀의 집이 그녀와 꼭 닮았으리라는 기대는 했지만 막상 찾아가 만난 그녀의 집은 기대 그 이상이었어요.
모바일로 포스팅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10장 이상의 사진을 올리지못해 아쉽게도 누락된 사진들 속에는 구석구석, 천정과 벽 바닥.. 아주 사소한 공간까지 그녀의 손길이 얼마나 섬세하게 닿아있는지 보여주는 것들이 참 많았어요.
고재로 직접 주문 제작한 신발장이며 씽크대며 식탁과 식탁 의자, 인터폰 박스, 계량기 박스... 그 하나하나의 디자인과 느낌도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그걸 더 빛나게 하는 건 요소요소 꼭 있어야할 자리에 소품을 놓아주고 가꾼 그녀의 섬세한 안목과 솜씨였어요.
그녀의 공간에 다연을 떠나간 물건들이 마치 그자리, 본래의 자리를 찾은듯이 어여쁘고 빛나는 모습으로 있는 걸 발견하고 바라보는 일도 제겐 또 다른 기쁨이고 행복이었어요.
어떤 물건이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물건이 누구에게 있는가가
진실로 그 물건의 가치를 살려주는 일이라는 것을 그녀의 집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어요.
어찌보면 고재나 고가구 골동의 느낌들이 어둡고 무거울 수도 있을 것이지만 거기 손길.. 거기 숨결을 불어넣어 공간과 하나가 되게한 솜씨때문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어요.
바람도 차갑고 어둑해지는 저녁,
식탁등 교체를 위해 미안하게도 늦은 방문을 하였음에도
따뜻하게 맞아주고 집의 사진도 담게하고 아삭아삭 맛있는 김치까지 손에 들려보내준 내 어여쁜 그녀.. 언니에게 감사를 드려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오늘 미처 다 보여주지못한 구석구석 어여쁜 공간들을 다시 담아 보여주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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