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사상 가장 빛나는 첫 문장 30선
13시 개념 '1984년' 매카시즘 배경 '벨 자' 카프카 '변신' 등 선정
19세기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이 28일 출간 200주년을 맞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오만과 편견>을 포함, 문학사상 가장 빛나는 첫 문장을 가진 걸작소설 30편을 선정해 소개했다. 사회의 부조리와 인생의 복잡함, 사랑의 아픔 등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를 한 문장만으로도 통찰해볼 수 있다.
<오만과 편견>은 “재산깨나 있는 독신남은 아내가 꼭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적인 진리이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평범해 보이지만 당시 영국 부르주아 계층과 사회적 관습 및 편견을 비꼬는 문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번째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가 꼽혔다.
세번째는 프랑스 혁명기를 길고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한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가 선정됐다. 문장은 이렇다. “그것은 최고의 시기였다, 그것은 최악의 시기였다, 지혜의 시대이기도 했고, 바보들의 시대이기도 했고,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천국으로 향하고 있었고, 또 반대로 가고 있었다.”
조지 오웰의 대표작 <1984년>는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괘종시계가 13시를 알렸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전체주의적 절대권력 ‘빅 브러더’를 탄생시킨 이 소설은 ‘13시’라는 개념을 등장시켜 새로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악명 높은 신경쇠약 묘사로 유명한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의 첫 문장이 다섯번째로 꼽혔다. “기묘하고 찌는듯한 여름, 그들이 로젠버그 부부를 전기의자에 앉힌 여름이었다”이다. 1953년 빈약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간첩죄로 사형에 처해진 로젠버그 부부 사건을 내세워, 매카시즘에 질식된 사회적 배경을 집약했다.
어린 여자아이에 대한 병적인 사랑을 담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사랑하는 대상의 이름을 발음할 때의 느낌으로 문을 연다.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허리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혀 끝이 입천장을 치고 내려오고, 세 번째는 이에 다다르는 여정. 롤.리.타”이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피할 수 없었다, 쓴 아몬드 향기는 언제나 그에게 보답 없는 사랑의 운명을 상기시켰다”로 시작한다.
주인공의 신선한 등장으로 시작하는 작품들도 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나에 대해서도 모르겠지만, 그건 상관없어. 그 책은 마크 트웨인 선생이 쓴 것인 것인데, 거의 사실이야”라고 시작한다. 허먼 멜빌의 <모비딕>도 “날 이쉬마엘이라고 불러줘(내 이름은 이쉬마엘이야)”라는 인사로 시작한다. 제임스 메튜 배리의 <피터 팬>의 시작은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한 명만 빼고”이다. 호밀밭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 외에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방황하는 10대 홀든(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은 “나에 대해 듣고 싶다면,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린 시절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내 부모님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같은 데이비드 코퍼필드식의 헛소리를 듣고 싶겠지, 하지만 난 그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라며 첫 입을 뗀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거북한 꿈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이 침대에서 괴물 같은 벌레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라는 직설화법으로 충격을 준다. L. P. 하틀리의 <중개자>는 “과거는 외국이다, 거기서 사람들은 다르게 산다”라고 시작한다. 영국 매체에서 선정한 만큼 주로 영문학이 많이 차지 하고 있다.
이외에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진 리스)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머피>(사무엘 베케트) <미들마치>(조지 엘리어트) <여인의 초상>(헨리 제임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켄 케시) <베를린이여 안녕>(크리스토퍼 이셔우드) <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앨머 갠트리>(싱클레어 루이스)<바보들의 결탁>(존 케네디 툴) <붉은 무공 훈장>(스티븐 크래인) <이름없는 주드>(토마스 하디) <이방인>(알베르 카뮈) 등이 아름다운 첫 문장을 가진 소설로 꼽혔다.
○빛나는 첫 문장을 가진 소설 30선 리스트
“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재산깨나 있는 독신남은 아내가 꼭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적인 진리이다”
Jane Austen: Pride and Prejudice (1813)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모든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
Leo Tolstoy: Anna Karenina (1878)
"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 it was the age of wisdom, it was the age of foolishness, it was the epoch of belief, it was the epoch of incredulity, it was the season of Light, it was the season of Darkness, it was the spring of hope, it was the winter of despair, we had everything before us, we had nothing before us, we were all going direct to Heaven, we were all going direct the other way."
“그것은 최고의 시기였다, 그것은 최악의 시기였다, 지혜의 시대이기도 했고, 바보들의 시대이기도 했고,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천국으로 향하고 있었고, 또 반대로 가고 있었다.”
Charles Dickens : A Tale Of Two Cities (1859)
‘It was a bright cold day in April, and the clocks were striking thirteen.’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괘종시계가 13시를 알렸다”
George Orwell: Nineteen Eighty-Four (1949)
"It was a queer, sultry summer, the summer they electrocuted the Rosenbergs, and I didn't know what I was doing in New York."
“기묘하고 찌는듯한 여름, 그들이 로젠버그 부부를 전기의자에 앉힌 여름이었다 그리고 뉴욕에서 나는 무얼하고 있는지 몰랐었다”
Sylvia Plath: The Bell Jar (1963)
"You don't know about me without you have read a book by the name of 'The Adventures of Tom Sawyer'; but that ain't no matter. That book was made by a Mr Mark Twain, and he told the truth, mainly.”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나에 대해서도 모르겠지만, 그건 상관없어. 그 책은 마크 트웨인 선생이 쓴 것인 것인데, 거의 사실이야”
Mark Twain: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1884)
"If you really want to hear about it, the first thing you'll probably want to know is where I was born, and what my lousy childhood was like, and how my parents were occupied and all before they had me, and all that David Copperfield kind of crap, but I don't feel like going into it, if you want to know the truth."
“나에 대해 듣고 싶다면,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린 시절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내 부모님은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같은 데이비드 코퍼필드식의 헛소리를 듣고 싶겠지, 하지만 난 그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만일 당신이 진실을 원한다면”
J.D Salinger: The Catcher In The Rye (1951)
"They say when trouble comes close ranks, and so the white people did."
"그들은 문젯거리가 생기면 대열을 좁힌다고 했다, 그리고 백인들은 그렇게 했다"
Jean Rhys: Wide Sargasso Sea (1966)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advice that I’ve been t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sing any 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내가 어리고 상처받기 쉬울 때 나의 아버지가 해준 조언을 그 이후로 늘 꼼꼼히 기억하고 있었다. 누군가 비판하고 싶을때는 이점을 기억해두는게 좋을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있지않다는 것을, 그 이상 말하지않았지만 나는 아버지의 말이 그보다 더 많은 뜻을 포함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
F. Scott Fitzgerald: The Great Gatsby (1925)
"The past is a foreign country: they do things differently there."
"과거는 다른 나라다. 그들은 그곳에서 다르게 살아간다"
L. P. Hartley: The Go-Between (1953)
“As Gregor Samsa awoke one morning from uneasy dreams he found himself transformed in his bed into a monstrous vermin.”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거북한 꿈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이 침대에서 괴물 같은 벌레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Franz Kafka: Metamorphosis (1915)
“Call me Ishmael.”
“날 이쉬마엘이라고 불러줘(내 이름은 이쉬마엘이야)”
Herman Melville: Moby-Dick (1851)
“The sun shone, having no alternative, on the nothing new.”
"태양은 빛났다, 아무런 대안은 없다, 새로운 것도 없다"
Samuel Beckett: Murphy (1938)
"It was love at first sight. The first time Yossarian saw the chaplain he fell madly in love with him."
"첫눈에 반했습니다. 요사리안은 채플린을 처음 보자마자 미친듯이 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Joseph Heller: Catch-22 (1961)
"Miss Brooke had that kind of beauty which seems to be thrown into relief by poor dress."
"부루크양에게 일종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가난의 옷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보였다"
George Eliot: Middlemarch (1871)
"All children, except one, grow up."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한 명만 빼고”
J.M. Barrie: Peter Pan (1911)
"Under certain circumstance there are few hours in life more agreeable than the hour dedicated to the ceremony known as afternoon tea."
"인생에서 중요한 상황하의 몇 시간은 오후의 차를 마시는 일상적인 생활 속의 시간보다 더 쾌적하다"
Henry James: The Portrait of a Lady (1880)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my loins. My sin, my soul.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Lo. Lee. Ta."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허리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혀 끝이 입천장을 치고 내려오고, 세 번째는 이에 다다르는 여정. 롤.리.타”
Vladimir Nabokov: Lolita (1955)
"It was inevitable: the scent of bitter almonds always reminded him of the fate of unrequited love."
“피할 수 없었다, 쓴 아몬드 향기는 언제나 그에게 보답 없는 사랑의 운명을 상기시켰다”
Gabriel Garcia Marquez: Love in the Time of Cholera (1985)
“They’re out there. Black boys in white suits up before me to commit sex acts in the hall and get it mopped up before I can catch them.”
"그들은 거기서 나갔다. 홀에서 섹스를 저지하기 전에 흰셔츠의 검은 소년들이 일어났고 내가 그들을 잡기전에 걸레로 닦았다"
Ken Kesey: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62)
"I am a camera with its shutter open, quite passive, recording, not thinking."
"나는 셔터가 열려져있는 카메라였다, 아무 생각없이 아주 수동적이고 기록적인"
Christopher Isherwood: Goodbye To Berlin (1939)
"Elmer Gantry was drunk. He was eloquently drunk, lovingly and pugnaciously drunk."
"엘머 갠트리는 취했다. 그는 술취한 웅변가로 사랑스럽고 호전적으로 취했다"
Sinclair Lewis: Elmer Gantry (1926)
"A green hunting cap squeezed the top of a fleshy balloon of a head."
"초록색 모자가 내 머리 위의 풍선같은 살덩이를 조여왔다"
John Kennedy Toole: A Confederacy of Dunces (1980)
“The cold passed reluctantly from the earth, and the retiring fogs revealed an army stretched out on the hills, resting."
Stephen Crane: The Red Badge Of Courage (1895)
"It was the day my grandmother exploded."
"나의 할머니가 폭발한 날이었다"
Iain Banks: The Crow Road (1992)
"The schoolmaster was leaving the village, and everybody seemed sorry."
"교장선생님은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모두들 아쉬운 것처럼 보였다"
Thomas Hardy: Jude the Obscure (1895)
"There was no possibility of taking a walk that day."
"그날은 산책할 수 없었다"
Charlotte Brontë: Jane Eyre (1847)
"Mother died today. Or maybe, yesterday; I can't be sure."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니 어쩌면 어제일 수도 있다. 확실하지않다"
Albert Camus: The Stranger (1946)
"He was an old man who fished alone in a skiff in the Gulf Stream and he had gone eighty-four days now without taking a fish."
"그는 스트림만에서 작은 배로 홀로 고기를 잡는 노인이었다 그리고 그는 84일째 고기를 잡지 못했다"
Ernest Hemingway: The Old Man And The Sea (1952)
"All this happened, more or less."
"이 모든 일은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Kurt Vonnegut : Slaughterhouse Five (1969)
2013-01-29 <인터넷 한국일보>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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