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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전통 목가구 Best 8

다연바람숲 2011. 6. 1. 18:09

 


반닫이


한국 전통 목가구 중에서 단연 인기 있는 품목은 바로 반닫이. 반닫이는 나무로 된 장방형의 상자인 궤櫃의 한 종류로 문이 앞으로 반만 열리는 것, 그리고 윗면에 문이 달려 반만 열리는 윗닫이 등 두 종류로 구분된다. 그중 흔히 ‘반닫이’라 부르는 것은 앞면에 문이 반만 열리는 앞닫이 형태로, 이는 현재 고가구를 선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반닫이는 예로부터 어느 집이든 필수적으로 갖고 있던 가구로,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거나 살림을 정리해놓는 등 다목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 크기와 형태 또한 다양하며 견고해 오늘날에도 쓰임새가 많다. 현재 한국 전통 목가구 중 오리지널 앤티크로 많이 남아 있으며, 리프로덕션으로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서양 가구의 콘솔처럼 공간의 포인트가 되는 장식용 가구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옷과 책 등을 보관하는 수납장으로도 손색없다.  

Styling idea 집 안의 첫인상이 되는 오브제 소나무와 단정한 무쇠 장식의 조화가 차분한 느낌을 전하는 강화 반닫이. 강화 반닫이는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두 종류로 분류되는데 이 반닫이는 온화한 여성미가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차가운 인상의 모던 공간에 놓으면 한층 부드럽고 따스한 인간미를 더할 수 있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마주하게 되는 벽면에 놓아 집 안의 첫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활용하면 안성맞춤. 강화 반닫이는 리씨 갤러리 소장품으로 안쪽 상단에 세 개의 서랍이 있다. 반닫이 위의 도자기 제기와 유기는 모두 장안 앤티크 제품이다.



styling idea


1 화려한 오디오 수납장
화려한 금속 장식과 색상을 자랑하는 백동 주칠 반닫이. 전통 반닫이 중에서도 여자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붉은 주칠을 하고, 호리병 모양의 경첩이 장식으로 달린 것이 특징이다. 과감한 장식과 색상의 특징을 고려해 모노 톤의 공간이나 넓은 공간에 포인트 요소로 활용하도록. 한적한 거실 창가에 놓은 주칠 백동 반닫이 위에 오디오를 놓고 이를 중심으로 스피커와 의자를 배치, 색다른 오디오 룸을 마련했다. 반닫이 내부에 선반이 있기 때문에 음반을 정리해놓을 수 있다. 반닫이는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오디오는 뱅앤올룹슨의 ‘베오 사운드3200’, 소파는 크리스티앙 리에그르 디자인으로 리빙 애시스에서 판매한다.

2 기품이 흐르는 와인 바 아무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반닫이를 보다 보면 유독 기골이 장대하고 고급스러운 색감과 장식이 눈길을 끄는 예사롭지 않은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궁중에서 하사한 ‘내사용 반닫이’이다. 현재 한국 전통 목가구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내사용 반닫이는 펜트하우스처럼 천장이 높고 사방이 탁 트인 세련된 공간에 놓으면 더없이 잘 어울린다. 호두나무로 제작되었으며 신주 장식이 크고 우람한 것이 특징인 내사용 반닫이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사대부 집안에서 사용하던 앤티크. 반닫이를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창가에 놓고, 그 위에 와인 글라스와 와인을 정리해놓아 분위기 있는 와인 바로 연출했다. 내사용 반닫이와 단아한 형태의 스티클리 가구인 흔들의자와 사이드 테이블, 스탠드는 모두 리씨 갤러리 소장품이다. 



(왼쪽부터) 강화 반닫이 무쇠 장식, 양반가의 경기 반닫이 신주 장식, 주칠 반닫이 백동 호리병 장식

Tip 반닫이의 관전 포인트는 금속 장식


반닫이의 금속 장식은 생산지와 소유주의 신분을 가늠케 하는 지표가 된다. ‘강화 반닫이’는 무쇠 장식에 ‘만(卍)’자 또는 ‘아(亞)’자를 가 새겨진 것이 특징. 또한 평안도 박천 반닫이는 일명 ‘숭숭이’라 하는데, 이는 숭숭 구멍이 뚫려 있는 무쇠 장식이 가득 붙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 관서에서 호서에 이르는 서쪽 지역 반닫이는 화려한 금구 장식이 많이 부착되어 있다. 장식은 보통 무쇠, 백동, 신주 등으로 되어 있으며  연대가 오래되고 고급일수록 일일이 손으로 두들겨 만들었기 때문에 그 두께와 모양이 매끈하지 않다. 호리병 경첩은 여성용 가구에 쓰였던 장식이다.

책장
전통 가구 중 부피가 큰 것이 바로 장. 한옥을 떠올려보면 천장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기껏해야 제일 큰 가구는 요즘 성인 남자 키에 달하는 175cm 정도. 따라서 모던한 공간에 한국 고가구를 ‘확실하게’ 놓고자 할 때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장이다. 그중에서도 책장은 양반집에서나 사용하던 것으로 당시의 고급 정서와 취향이 짙게 배어 있는 고고한 모습의 가구로, 간결한 세련미가 돋보이는 요즘 공간에 잘 어우러진다. 책장은 견고한 나무 소재를 사용하고 담백한 비례미가 특징으로 그 형태와 소재에 따라 무려 10종류가 넘는다. 장 윗면의 양쪽 귀가 말려 올라간 형태의 ‘두루마리 천판 책장’, 장 전면을 문으로 처리하고 내부에 칸이 나뉘어 있는 등 수납이 용이한 형태, 책이 최상의 상태로 보관될 수 있게 통풍과 호흡이 가능하도록 종이로 마감한 ‘목골지의木骨紙衣’ 책장이 있다. ‘지장’이라 통칭되는 목골지의장은 요즘도 제작될 만큼 인기가 높다.

약장
전통 목가구 중 가장 실용적인 것이 바로 약장. 긴 됫박처럼 생긴 서랍은 그대로 쭉 빼내서 약재를 덜 수 있게 고안된 것이 특징. 약장은 한약방에서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형태의 사각형 서랍의 조합은 21세기 모던 디자인 감각과 맞아떨어진다. 약장 서랍은 70~1백여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랍 안은 또 2~4등분이 되어 있어 무려 1백~2백 여 종류의 약재를 보관할 수 있다.  오늘날 집에서 수납장으로 활용하는 데도 그만이다

머릿장
머릿장은 안방에서 쓰던 가구로 그야말로 머리맡에 두고 쓰던 단층 장을 말한다. 온돌방에서 아궁이와 가까운 따뜻한 아랫목에서는 취침을 하고 이와 먼 윗목에는 가구를 놓았는데, 취침 시 머리가 향하는 곳에 바로 침구류와 옷, 소품 등을 넣어두는 ‘머릿장’이 자리했던 것. 좌식 생활에 맞게 아담하고 낮게 제작되었고 내부는 칸이 나뉘어 있지 않아 부피가 큰 이불을 넣을 수 있고, 상판 바로 아래 서랍이 있어 수납장으로 그만이다. 상판의 양쪽 ‘개판’이 돌출된 것일수록 오래된 머릿장이다.



Styling idea


1 거실에 운치를 더하는 자연미와 지성미 고루 갖춘 책장
종이 책장은 나무로 골조를 만들고 그 내부와 외부에 종이를 발라 완성한 목골지의 책장과 판재로 만든 장 표면에 장식을 위해 종이를 바른 것 등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목골지의장은 내구력을 위해 종이를 여러 겹 바르지만, 후자에 해당하는 지장은 치장을 위해 종이를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쪽, 치자 등으로 물들인 색지를 쓰기도 하고 격조 높은 글씨와 그림을 붙이기도 한다. 조선시대 사대부에서 사용하던 3층 지장 책장. 나무 판재로 만든 책장 전면에 종이를 붙여 만든 것으로, 오랜 세월을 지낸 고풍스러운 색감과 일필휘지로 그린 듯 힘찬 소나무 그림이 인상적이다. 고풍스러운 지장은 말끔하게 단장한 거실에 놓이면서 부드러운 감성을 전하는가 하면 네모반듯한 단아한 형태는 모던한 벽면을 강조하며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실제 책과 음반 등을 정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지장은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인테리어 디자인은 플랜 잇에서 시공. 

 2 속 깊은 현대판 수납장 약장은 누구나 하나쯤 같고 싶어 하는 전통 목가구 중 하나. 네모반듯한 수십 개의 서랍으로 이뤄진 미니멀한 디자인의 약장은 아파트와 사무실, 어느 공간이든 잘 어우러진다. 쓰임새 또한 매력적인데, 보통 집에서는 현관 앞이나 복도 끝에 장식장처럼 놓고 그 안에 열쇠와 우편물 등 소소한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좋다. 약장으로 집 안에 확실히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서랍에 약재 이름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약장은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도자기는 호텔 신라 프레지덴셜 스위트 사우스 윙 제품.

3 멋과 실속을 겸비한 사이드 테이블 붉은 주칠로 장식된 머릿장은 나라에서 하사한 ‘내사장’으로 크기가 아담한 편이라 거실에서 소파와 소파 사이에 사이드 테이블처럼 놓아 사용하면 멋스럽다. 머릿장은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흰색 가죽 의자는 크리스티앙 리에그르 디자인으로 리빙 애시스에서 판매. 세련된 유리 스탠드는 삼진조명 제품이다.

자개농
자개농은 어머니들의 혼수 품목 1호로 각광받던 전통 가구 중 하나. 불과 5~6년 전만 해도 ‘촌스럽게’ 여겨진 전통 가구였다. 하지만 요즘 공간이 날로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변모하면서 자개농은 오히려 공간에 고급스럽고 생기 있는 포인트 요소가 되고 있다. 트렌디한 공간을 연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및 스타일리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가구 중 하나가 바로 자개농으로, 그 자체로 화려한 자개농은 하나만 놓아도 공간 분위기를 확 바꿔주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검은색 옻칠을 배경으로 수놓인 전복 껍질의 화려한 광채. 전복 껍질 조각을 가구에 붙이는 나전은 우선 그 재료가 귀할 뿐만 아니라 정교한 손놀림과 예술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장인이 아니고서는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자개농과 같은 가구는 궁궐과 양반집에서만 소유할 수 있었다. 예로부터 가구 중에서도 가장 귀한 대접을 받은 나전칠기는 현재 오리지널로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지만, 무형문화재 나전장을 통해 꾸준히 생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모던한 공간에 맞게 보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Styling idea 트렌디한 컬러 오브제 전체 공간에서 빨간색 벽면이 포인트를 이루는 가운데 테두리를 붉게 칠한 2층 자개농을 조화시켜 확실한 컬러 악센트를 준 거실. 반짝이는 자개 장식까지 빛을 발해 레드의 화려함이 더욱 부각된 것은 물론, 반듯한 형태와 규칙적인 패턴 장식이 들어간 자개농은 세련된 거실을 더욱 ‘쿨’하게 만들어준다. 모던과 전통의 극적인 대비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움을 느꼈을 테지만 모던한 공간에 이보다 더 잘 어우러지는 한국 전통 가구는 없을 듯. 2층 자개농은 서울시무형문화재 작품전시판매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자개농 위의 백자는 장안 앤티크 제품. 인테리어 디자인은 플랜 잇에서 담당했다.



(왼쪽부터) 위층과 아래층으로 분리되는 농, 2층 나비 농의 천판, 머릿장의 이마받이

Tip 장과 농, 무엇이 다른가 흔히 우리가 옷장이나 이불장을 가리켜 ‘장롱’이라 부르는데 사실 이는 맞는 말이 아니다. 장롱은 ‘장欌’과 ‘농籠’이 합쳐진 말로, 장과 농이 비슷하게 생기고 쓰임새가 같아 오늘날 합쳐 쓰게 된 것일 뿐이다. 농은 위층과 아래층이 따로 분리되지만 장은 한 통으로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겉보기에 같아 보이는 2층 장의 경우 분리가 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장과 농이 구분된다. 그리고 장과 농을 구분하는 법 한 가지, 바로 천판(상판을 가리키는데, 하늘을 향해 있다고 해서 천판이라 부른다)의 양 끝을 보면 장은 양 끝이 튀어나온 ‘이마받이’가 있고, 농은 네모반듯하게 직각으로 떨어진다.

소반
소반은 손님에게 차와 과일을 대접할 때 사용되는 ‘현역’ 살림살이이자 한국적인 멋을 표현할 때 부담 없이 구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구다. 너비가 50cm 내외로 성인의 어깨 너비를 벗어나지 않고, 높이 또한 25~30cm 정도로 몸을 심하게 구부리지 않고 들 수 있으며 바닥에 놓고 앉아서 사용하기에도 알맞다. 한 사람이 들기 좋은 크기의 소반은 바로 생활의 경험과 지혜가 모여 만든 이상적인 수치로부터 태어난 것. 가볍고도 튼튼한 은행나무, 오동나무, 소나무 등으로 제작하되 무게를 지탱할 수 있게 짜 맞추어 견고하다. 소반의 형태 또한 다양한데, 이는 상판인 ‘반면(盤面)’과 다리 모양에 따라 분류되기도 하며 지역별로 다른 장식과 제작 기법 등으로 개성이 서로 다른 것이 특징.



Styling idea


1 높이 조절 가능한 사이드 테이블
다리 옆면의 화려한 투각이 특징인 해주 소반. 현관 세면대 옆에 해주 소반을 쌓아 수건과 비누 등을 정리해놓을 수 있는 사이드 테이블을 완성했다. 해주 소반은 모두 장안 앤티크, 수건은 폴리엠, 셰이빙 세트는 벨 그라비아 제품. 인테리어 디자인은 플랜 잇에서 담당했다.

2 소파에서 맛보는 독상 심플한 나주 소반을 소파 앞에 일렬로 놓아, 각 시트에 하나씩 별도의 찻상을 마련해놓았다. 손님이 왔을 때 다과상으로, 책을 읽을 때 책 받침대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소반은 장안 앤티크 제품.



3 호젓한 화분 받침대 12각 상판에 호랑이 다리 모양이 결합한 ‘호족반’. 담담한 조선시대 소반으로 스틸 라인으로 구성된 마르셀 브로이어 의자 옆에 호접란과 함께 조화시켜 호젓한 여유를 선사했다. 괴목(느티나무)으로 만든 호족반과 의자 모두 리씨 갤러리 소장품이며, 호접란은 초콜렛 제품.

4 곧고 단아한 베드 벤치 베드 스툴 대신 낮고 넓은, 단아한 형태의 안동 소반 두 개를 나란히 놓으니 한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공간이 한층 넓어 보인다. 안동 소반은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침구는 파라디스 제품, 장소는 호텔 신라 프레지덴셜 스위트 사우스 윙이다.

Tip 지역별로 달라지는 소반의 매력 현존하는 전통 소반은 대부분 18~20세기 조선시대 것으로, 전반적으로 간결한 선과 면이 강조된 것이 특징. 특히 생산지에 따라 달라지는 소반은 한국 전통 고가구 컬렉터의 최종 종착점이 될 만큼 매력적인 존재. 흔히 소반에는 해주 소반, 나주 소반, 통영 소반 등 특정 지역 이름이 붙는데, 이는 생산지가 곧 소반의 고유명사가 된 것으로, 그만큼 개성이 강하다는 뜻. 나주반, 통영반, 해주반은 조선시대 소반의 기본형이 되었다. 나주반은 일체의 장식과 조각 없이 네모 반듯하고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단아함이 돋보인다. 4각반 형태에 따로 홈을 파낸 다리가 상판을 지지하는 것이 특징. 해주반은 고려의 화려한 문화가 남아 있던 해주에서 태어난 만큼, 연당초, 모란, 만(卍)자 등 다리판 부분에 화려한 장식이 있다. 통영반은 나주반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다리를 지지하는 중대가 하나 더 있어 튼튼하며, 이는 현재 ‘밥상’이라 불리는 형태의 기원이 되었다. 통영반은 상판에 자개로 ‘복福’자와 같은 장식이 되어 있는 것이 특징. 강원도 소반은 아무 장식 없는 원반형으로 투박하고 소박한 느낌이다.

사방탁자
탁자라고 해서 혹시 테이블을 떠올리지는 않았는가? 사방탁자는 ‘책가도’에서 볼 수 있는 ‘서가書架’를 말한다. 사방이 개방된 직선형 사방탁자는 전통 가구라기보다는 오히려 모던한 수납장처럼 느껴질 정도. 사방탁자는 18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제작되기 시작했고, 당시 명칭은 서가였다. 실제 제작 당시 책과 문서 그리고 문방구를 수납하는 용도였는데, 사방이 뚫려 있는 디자인은 점점 무엇인가를 장식해 보이기 위한 용도로 발전했다. 향로, 화병, 다완 등을 올려놓는 등 전시 효과가 뛰어난 오브제가 자리한 것. 오늘날에도 역시 장식장처럼 활용된다. 무엇보다 사방탁자가 모던한 공간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명쾌한 비례미’에 있다는 것. 나무 판자인 층널과 간결한 기둥이 이루는 세련된 형태는 모던 디자인의 진수라는 이탈리아 가구 못지않다. 한국 고가구로 집 안을 꾸미고자 할 때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것이 바로 사방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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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파와 소파 사이의 균형을 위한 코너장
사랑방에 놓이면서 관상용 도자기를 놓는 장식용 가구로 사용되었던  사방탁자는 오늘날에도 거실과 서재 등에 놓아 장식장으로 사용해도 손색없다. 오히려 심플한 형태는 모던 가구와 잘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튀지 않는 은은함으로 사방탁자 안에 올려놓는 오브제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가로로 긴 스툴형 소파와 소파 사이 코너에 사방탁자를 놓고, 그 안에 작은 다완과 도자기를 조화시켜 고즈넉한 분위기의 거실을 만들었다. 4층 사방탁자는 화안가구 제품이다. 담백한 멋이 흐르는 도자기는 모두 장안 앤티크 제품, 소파와 나무 테이블 그리고 무쇠 주전자는 리빙 애시스제품이다. 소파 위의 한글 패턴 장식이 있는 쿠션은 필묵 제품이다.



2 보일 듯 말 듯, 파티션 사방탁자는 양반가의 사랑방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오리지널 앤티크가 많지 않아 고미술 시장에서 몸값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리프로덕션으로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장과 서랍 등 실용적인 요소를 더하기도 한다. 아랫부분과 중간에 장이 설치된,서로 다른 모습의 사방탁자 두 개를 나란히 놓아 공간과 공간 사이를 구분하는 파티션처럼 연출했다. 파티션으로 연출했지만 사방이 뚫려 있어 보일 듯 말 듯, 시선이 답답하지 않아 좋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만든 사방탁자는 화안가구 제품이며, 왼쪽 맨 위에 놓은 호리병은 농경문화 제품이고 나머지 도자기는 모두 장안 앤티크 제품이다. 장소는 손스 마켓 메이커스 오피스. 

3 (왼쪽부터) 6층 책탁자먹감 나무 사방탁자3층 사방탁자

Tip 사방탁자에도 종류가 있다
서책이나 도자기 등을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게 사방이 뚫려 있는 3~4층으로 된 사방탁자도 자세히 보면 다 같은 형태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사방탁자는 3~4층의 층널로 되어 있거나 가운데 한 층을 장으로 막은 것을 뜻하며, 하단 또는 중앙의 한두 층에 장을 설치하고 나머지 측널은 세 면판이 판재로 막혀 앞면만 뚫린 것을 탁자장이라 한다. 이와 같은 사방탁자의 양식은 중국의 탁자장에서 영향을 받았으나 우리나라 사방탁자의 비례미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Styling idea 신문과 책도 보관하는 식탁 다용도로 사용된 궤는 묵직하고 견고하게 제작되어 오늘날 생활 가구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궤 중에서도 가로로 길고 납작한 형태는 테이블로 활용하기 좋다. 표면 손상을 줄이고 싶다면 상판에 유리를 맞춰 올리는 것도 잊지 말 것. 테이블로 사용할 때는 소파와 의자 높이 및 비례를 고려해 선택한다. 철제 장식이 인상적인 모던한 다이닝룸에 궤를 식탁처럼 놓고, 여기에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평상과 의자를 조화시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궤와 그 위에 놓인 막사발은 장안 앤티크 제품, 평상 의자는 화안가구 제품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플랜 잇에서 담당했다. 


‘궤櫃’는 나무로 된 장방형의 상자를 말하는데, 오늘날 우리가 궤라고 통칭하는 것은 상판을 반으로 절개하여 앞쪽을 문으로 만들어 여닫게 한 것이다. 이를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윗닫이’라 한다. 궤는 돈, 책, 문서, 의복, 건어물, 그릇, 제기, 활자 등 귀중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보관품에 따라 사랑방, 다락, 광, 사당 등에 놓고 사용했으며 관청에서도 많이 사용했다. 궤의 모양 또한 쓰임새와 지방에 따라 다른데, 북쪽 지방의 궤는 남쪽에 비해 높이가 높으며 남쪽 지방으로 갈수록 가로로 길고 낮은 형태를 띤다.



Styling idea

1 그림을 받쳐주는 장식장 지나치게 높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무뚝뚝하나 잘생긴 궤는 복도 끝 벽면, 기둥 등에 떡하니 놓는 것만으로도 공간에 균형을 만들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벽면에 걸어놓은 그림 작품에 무게를 싣고 싶다면 궤를 놓아보도록. 그림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지고 공간에 입체감을 줄 수 있다. 궤는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그림은 호텔 신라 프레지덴셜 스위트 사우스 윙 소장품.

2 평화로운 화장대 아담한 크기의 궤는 주로 방에 두고 쓰던 것으로 문서와 돈 등을 보관했던 것. 직사각형의 안정감 있는 형태의 궤를 화장대로 활용했다. 좌식 공간이라면 응용해볼 만한 아이디어. 궤 안에 화장품을 수납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도 있으며, 상판 위에는 거울 하나만 올려놓으면 되니, 이보다 운치 있고 깔끔한 화장대는 없을 듯. 궤는 장안 앤티크 제품이며 사각형의 크리스털 꽃 장식이 있는 거울은 라쉐즈, 향수병과 빗, 원형 거울은 앤틱 반 제품이다. 방석은 소유 제품.

3 귀중한 문서를 보관하는 함 붉은 주칠 장식이 돋보이는 함과 놋쇠로 만든 둥근 앞판 장식의 통영함을 쌓아놓아 모던한 사무실에 고전적인 서류함을 마련해두었다. 방에 두고 사용하던 함으로 여성적인 색상과 장식이 더해져 잿빛 공간에 생기를 더한다. 붉은 주칠 함은 장안 앤티크, 원형 앞판 장식의 통영함은 농경문화 제품. 약탕기에 연출한 호접란은 플라워 숍 초콜렛 제품이다.

Tip 닮은 듯 다른 궤와 함 궤와 함은 그 이름이 분명 다른데도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이 둘은 모두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수납함으로 역할은 같지만 궤는 상판이 반만 열리는 ‘윗닫이’이고 함은 상판 전체가 하나의 문으로 열고 닫힌다. 함은 궤보다 더 중요한 재산을 보관하는 용도로 제작된 것으로 혼례함, 관복함, 문서함 등 그 쓰임새가 뚜렷했다. 귀중품을 보관하는 용도였던 만큼 이동이 쉽도록 나무 두께를 궤보다 얇게 하여 가볍게 만들고, 장식을 더 강하게 했다. 반드시 자물쇠가 달려 있는 것이 특징. 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피가 커지고 한 쌍으로 제작되면서 2개를 쌓아놓는 ‘함농’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따라서 한 쌍을 이루는 함은 제작 연대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앤티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