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을 멈춰 서서 자주 뒤를 돌아다본다.
그건 내가 앞을 향하면서 봤던 풍경들하고 전혀 다른
느낌을 풍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지나온 것이 저거였구나 하는 단순한 문제를 뛰어넘는다.
아예 멈춰선 채로 멍해져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일도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뒤돌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뒤로 묻힐 뿐인 것이 돼버린다.
아예 아무것도 아닌게 돼버린다.
내가 뒤척이지 않으면, 나를 뒤집어놓지 않으면
삶의 다른 국면은 나에게 찾아와주지 않는다.
어쩌면 중요한 것들 모두는 뒤에 있는지도 모른다.
이병률 <끌림> 이야기 서른넷 '뒤' 중에서
*
<끌림>엔 페이지가 없다.
얽매인 목차도 없다.
이야기 순서대로 번호가 있긴 하지만 그조차 자유로운 숫자일 뿐이다.
삶의 풍경을 펼쳐보는 일, 마음의 색깔을 읽는 일이 그럴 것이다.
나를 지나쳐 간 풍경과
내가 지나쳐 온 풍경의 차이를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길가의 사소한 표지판 하나도
삶의 이정표로 다시 읽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시각을 바꾸면 세상은 또 다른 각도로 열린다.
앞만 보고 올 땐 보이지않던 풍경,
생각없이 지나쳐온 풍경과 시간 속에 빠뜨리고 온 건 없는지
문득 또 뒤를 돌아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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