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열정 - 끌리는詩

면면 / 이병률

다연바람숲 2011. 7. 25. 21:48

 

 

면면 / 이병률

 

 

 

손바닥을 쓸면 소리가 약한 것이

손등으로 쓸면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삶의 이면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먹을 것 같지 않은 당신

자리를 비운 사이 슬쩍 열어본 당신의 가방에서

많은 빵을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을 삶의 입체라고 생각한다

 

기억하지 못했던 간밤 꿈이

다 늦은 저녁에 생각나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나는 그것을 삶의 아랫도리라고 생각한다

 

달의 저편에는 누군가 존재한다고 한다

아무도 그것을 본 적은 없고

가진 적 없다고 한다

 

사람이라고 글자를 치면

자꾸 삶이라는 오타가 되는 것

나는 그것을 삶의 뱃속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