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근황 / 김경미
그저께 저녁에는 눈 내리는 골목길을 마악 돌아섰지요
일주일후 쯤에는 밤 버스 차창을 내다보다가 눈물 핑 돌았지요
오늘은, 오늘은, 어김없이 그대 사랑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잘못 걸려온.
내년에는 사람 없는 곳을 찾아가
사람들을 생각하는데 봄이 꽃 피어 가슴 아팠습니다
삼사년후즘엔 처음으로 세상을 사랑하려 애썼지요
그저께 밤에는 거울 앞, 화장을 지우고 보니
푸른 시신이 많이도 살아서 돌아다녔더군요
무엇을 더 갖고 싶었을까
바위들 치마에 스쳐서 다 닳아 없어지는
반석 겁의 시간 쯤엔 내 눈빛도 맑아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눈물 잘 흘리는 전생에는 사랑이
참 많이 힘들고 미안했습니다 부디 용서하시기를
시집 <쉬잇, 나의 세컨드는>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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