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풍경/순수 - 비우는말

문학 작품 속 행복에 대한 단상

다연바람숲 2017. 3. 8. 16:48

 

 

 

 

 

"행복한 가정은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나는 안정이니 하는 것은 모릅니다. 그러니 물론 당신에게 그것을 드릴 수도 없습니다.

내 한몸이라든지 사랑이라면 전부 드리겠습니다. 난 당신과 나를 따로따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는 당신과 나는 하나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앞으로 안정이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난 절망과 불행. . .그렇지 않으면 행복, 끝없는 행복, 이 둘의 가능성을 볼 뿐입니다. - 톨스토이,<안나 카레리나>

 

 

내가 읽은 인상적인 행복론은 아이리스 머독이란 현존 여류 작가가 한 소설 지문에서 적고 있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다.

" 나의 행복은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 너무 슬퍼서 오랫동안 나는 그것을 불행인 줄 알고 내던졌었다"-유종호,<내 마음의 망명지>


자신이 실은 혼자라는 사실을 가능한 한 느끼지 않을 수 있어야 행복한 인생이다.- 요시모토 바나나,<키친>

 

 

우리가 보는 것들은 우리 안에 있는 것과 같은 것들이야. 우리 안에 있는 현실말고 다른 현실은 없어.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토록 비현실적으로 사는 거지. 자기 밖의 모습들이 현실이라 여기고, 자기 안에 있는 본래의 세계가 발언할 수 없게 하니 말이지. 그렇게 해서 행복할 수도 있어. 하지만 한번 다른 것을 알게 되면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을 선택하지는 않게 되지.- 헤르만 헤세,<데미안>

 

 

만약 내 앞에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생'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인생'이 있고, 이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치세. 나라면 주저하지 않고 후자를 택할 걸세.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으니까, 즉 자유롭게 살고 싶은 거지.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기시미 이치로,<미움받을 용기>

 

 

모두들 얼마간 행복하고 모두들 얼마간 불행했다. 아니, 이 말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 얼마간 불행한 사람과 전적으로 불행한 사람 이렇게 나눌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종족들은 객관적으로는 도저히 구별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뮈 식으로 말하자면 행복한 사람들이란 없고 다만, 행복에 관하여 마음이 더, 혹은 덜 가난한 사람들이 있을 뿐인 것이다.- 공지영,<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아! 만약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내부에 있는 광기를 인식하고 그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면! 세상은 더 나빠질까? 아니, 사람들은 보다 올바르고 행복해질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내 인생에서 불행은 이제 끝이었다. 더 이상 생길 불행의 종류도 떨어졌을 테니까. 그 생각에 픽 웃었다. 지나버린 불행에 웃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불행하지 않은 거였다.- 최문정,<바보 엄마>

 

 

그녀는 행복하지도 않았고 한번도 행복했던 적도 없었다. 인생에 대한 이런 아쉬움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의지하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썩어 무너지고 마는 것은 대체 무슨 까닭일까?......

......

사실 애써 찾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다 거짓이다! 미소마다 그 뒤에는 권태의 하품이, 환희마다 그 뒤에는 혐오가 숨어 있고 황홀한 키스가 끝나면 입술 위에는 오직 보다 큰 관능을 구하는 실현 불가능한 욕망이 남을 뿐이다.- 귀스타브 플로베르,<마담 보봐리>

 

 

행복은 배타적이지만 불행은 끌어안는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표정이 아니라 불행한 표정을 짓고, 명랑함에 수반되는 독립심, 고통에 대한 무감각을 피할 일이다. 불행을 추구하는 일은, 만족한 표정에 함유된 경쟁심을 피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아무튼 나는 그런식으로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더 좋다.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어차피 녀석은 내 편이 아니니까 난 신경도 안쓴다.- 에밀 아자르,<자기 앞의 생>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당신이 밤에 곧잘 얘기해 주곤 했던 것들,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열정이요, 욕정일 뿐이죠. 사랑을 하면 그 사랑을 위해 뭔가 하고 싶어집니다. 그것을 위해 희생하고 싶어집니다. 봉사하고 싶어집니다."

"나는 사랑이라는 건 하지 않아요"

"사랑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그러면 당신은 행복해질 겁니다."

"난 행복합니다. 늘 행복했어요."

"그건 다른 겁니다. 느껴보기 전에는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어요."- 어니스트 헤밍웨이,<무기여 잘 있거라>